지난 8월 S대 신문방송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김영수(29ㆍ가명)씨는 두달째 백수다. 최근 KT 공채시험 1차에 합격했으나 2차에서 고배를 마셨다. 본래 그의 장래희망은 방송사 PD. 그러나 학부졸업부터 대학원 내내 응시한 시험에서 모두 떨어졌다. 이제 대기업ㆍ중소기업 닥치는 대로 지원하고 있지만 실무경험 없이 취업공백이 길어진 그에게 취업 문은 점점 닫히는 느낌이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20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힘차게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는커녕 발도 담그지 못하는 청년층이 급증했다. 문제는 몇 차례의 실패가 아니라 이들이 사회와 단절된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예 취업공백을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는 점이다.
이래저래 서러운 20대다.
24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수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것과 반대로 20대 취업자 수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9월 20대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 대비 5만8,000명 줄어든 357만5,000명을 기록했다. 20대 취업자 수는 ▦6월 3만4,000명 ▦7월 2만5,000명 ▦8월 9만8,000명 등으로 올 하반기 내내 감소했다.
20대의 경우 생산가능인구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취업자 수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해 1월부터 생산가능인구의 감소폭이 둔화된 반면 취업자 감소폭은 오히려 확대됐다. 구직자가 줄었지만 일자리는 더 많이 줄었다는 뜻이다.
고용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 20대 후반의 경우 2010년 2월 이후 줄곧 증가해오던 상용직이 지난해 11월 감소세로 반전됐다. 임시직이 감소하는 대신 상용직이 증가하던 흐름이 임시직과 상용직이 동시에 줄어드는 방향으로 전환된 것이다.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대목이다. 재정부는 "고용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선방하고 있다"고 자평하지만 청년 일자리에 대해서만큼은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에 대선까지 겹쳐 기업 투자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20대의 일자리는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