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 벤처 어게인 2005

정보산업부장 박민수 minsoo@sed.co.kr

정보산업부장 박민수

[데스크 칼럼] 벤처 어게인 2005 정보산업부장 박민수 minsoo@sed.co.kr 정보산업부장 박민수 무기력증에 빠진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한국형 뉴딜’ 정책을 놓고 말들이 많다 결코 위기상황이 아니라고 고집스레 버티던 정부도 결국 민간자본과 연기금 등을 활용, 사회기반 시설 확충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서기로 했다. 물론 ‘주사나 영양제ㆍ각성제 등을 투여하는 무리한 경기부양이 아니다’ 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에 대해 야당은 현재의 경제위기는 정부의 정책실패인 만큼 재정적자와 민간자본을 동원한 경기부양은 안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한국형 뉴딜은 새로운 것도 없고 사업성도 없다며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돈맥경화’ 상태에 빠진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하루빨리 다시 일으켜세워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여야가 이견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문제는 고지혈증에 동맥경화 증상을 보이고 있는 환자에 대해 정확한 진단 없이 무조건 체력을 보강해야 한다며 고지방의 육류섭취를 강요하는 잘못된 처방이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가 앓고 있는 중병은 지금 시중에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넘쳐나는 돈이 제대로 돌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정확한 진단과 함께 피가 잘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경제의 건강을 회복하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회복을 위한 마땅한 치료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듯한 정부는 극심한 경기부진을 타개하고 미래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돌파구로 ‘벤처 활성화 방안’을 마련, 제2의 벤처 붐 조성을 시도하고 있다. 작금의 우리 경제 상황이 지난 30년대 미국 대공황기 때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정부가 내년도에 추진할 계획인 대규모 집중투자의 무게중심이 IT벤처 쪽으로 기우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단지 경제적 논리보다는 정치적 목적에 의해 양적 팽창에만 치중한 결과, 지난 벤처정책이 실패로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미 경험한 사실이지만 과거 벤처정책은 시설투자나 자금집행 등 직접적인 투자에만 치중했을 뿐 인재육성이나 전문서비스 지원 등 소프트웨어 인프라 확보에 대한 노력은 부족했다는 데서 실패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치밀한 사전 준비 없이 쏟아붓기식으로 추진됐던 중소ㆍ벤처기업 육성책은 일시적 효과는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들의 부실을 야기했고 벤처기업의 붕괴라는 역기능을 초래, 국가경제에 부메랑이 돼 돌아왔을 뿐이다. 이번 벤처 활성화 정책은 밑 빠진 독에 물 쏟아붓기식으로 또다시 돈만 시중에 풀어넣고 생산성으로 이어지지 않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물론 과거 국민의 정부 벤처정책이 한국 벤처산업을 단기간에 급성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데는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한때는 우리 경제의 미래로 추앙받고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던 벤처가 국민들의 무관심과 외면 속에 고사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 계속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는 이번 제2의 벤처 붐 조성은 정치권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성공해야 磯? 이에 대한 성공 여부는 잃어버린 신뢰회복과 양적 성장의 토대를 얼마나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울러 하드웨어 중심의 지원과 창업 기업수의 양적 확대에 치우친 정책에서 탈피해 인력ㆍ기술ㆍ금융ㆍ경영ㆍ기업간 네트워크ㆍ제도ㆍ문화 등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키워야 과거의 오명을 벗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벤처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밀착지원에서 벗어나 시장자율에 맡기고 부처별로 창의성을 발휘, 벤처 생태계 및 시스템을 구축하는 간접지원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단순 물량위주의 지원정책은 벤처산업의 거품을 키우고 반드시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벤처는 신성장동력을 이끌어내는 대안으로 창업의욕과 투자마인드를 고취시키고 젊은 세대의 역동성을 창조적으로 분출시키는 메커니즘을 사회에 부여하는 우리 사회의 성장잠재력으로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2004년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에게 벤처는 아직도 여전히 희망이고 가능성이다 비록 내년 경기전망이 아무리 어둡고 우울하더라도 이번 벤처 활성화 대책이 투명성과 신뢰성을 담보로 한다면 다가오는 2005년에는 젊은이들의 입에서 벤처 희망가가 저절로 울려퍼질 것으로 기대한다. 입력시간 : 2004-11-1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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