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롭게 뜨는 中 동북3省

해마다 일년에 한번씩 열리는 중공 당 제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中全會)가 최근 막을 내렸다. 중국공산당 당장(黨章)에 `중공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중앙위원회`라고 규정돼 있으므로 중앙위 전체회의는 사실상 중국의 최고 정책결정기구다. 이번 회의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안건이 제기됐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시장경제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수많은 법안이 개정되거나 새로 제정됐다. 또 사유재산을 확실하게 헌법에 보장하기 위한 개헌논의를 매듭지었다. 고도성장 일변도의 경제정책도 손질했다. `취업과 국내총샌산(GDP)이 동시에 중요하다`는 균형성장론이 제기됐고 전국을 동서남북으로 분할하고 지금까지 소외돼온 동북3성(지린, 랴오닝, 헤이룽장)개발계획을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이 점은 과거 장쩌민(江澤民)-주룽지(朱鎔基) 체제와는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과거 장-주 체제는 경제개발의 초점을 동서 방향에 뒀다. 상하이 푸둥(浦東)을 중심으로 한 양쯔강 삼각주와 서부 개발에 자원을 집중 배분했다. 그러나 후진타오(胡錦濤)-원자바오(溫家寶) 체제는 남북 방향에 초점을 두고 있다. 후-원 체제는 광둥ㆍ홍콩 일체화 전략을 우선적 목표로 보고 있는데 이는 `홍콩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당위성과도 연관이 있지만 광둥을 중심으로 한 화남(華南) 경제권을 활성화함으로써 아세안 전체를 포용한다는 장기적인 포석을 염두에 둔 것이다. 후-원 체제가 동북 3성을 개발하겠다고 나선 것은 뒤늦은 감이 있다. 동북 지방은 개방정책을 추진해오는 과정에서 비교적 소외돼왔다. 동북에서 국유기업의 비중은 다른 성의 평균이 62%인데 비해 82%나 된다. 또 대부분 국유기업의 설비와 장비가 매우 낙후돼 있다. 지리적으로 내륙에 편재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산업구조적으로 채굴공업과 중공업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그만큼 외국인 투자의 `유인` 요인이 없었던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후-원 체제는 결국 `동북의 낡은 국유기업들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개조하지 않고서는 중국경제의 지속적인 균형성장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동북의 공업설비들은 상하이나 센젠에 비하면 고철이나 다름없는 상황이고, 또 해가 갈수록 더욱 쇠락해 가고 있기 때문에 서둘러 전면적인 개발계획을 내놓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8월3일 원 총리는 장춘으로 날아가 `동북 공업을 부흥하기 위한 최고 실무자회의`를 주재했고 여기서 제기된 문제를 중심으로 8월 10~11일 `센양경제구 건설계획에 관한 국제회의`를 열고 여론을 수렴했다. 중국은 지방경제를 개발하는 데 전통적으로 `기러기형` 전략을 원용한다. 동북3성 중에서는 랴오닝성이 앞서 있고 랴오닝성 공업의 핵심 도시는 센양이다. 그래서 센양을 핵심 축으로 삼고 안산ㆍ무순ㆍ본계 등을 묶어 `대 센양경제구`를 형성하며 이 경제권을 해외시장으로 연계하는 항구로는 영구와 단둥을 쓴다는 것이다. 8개 도시, 약2,400만 인구를 포용하는 대 센양경제구가 동북3성 전체 경제를 이끌고나가는 형세를 취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서부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한 지 3년 만에 동북쪽으로 개발방향을 선회했다. 서부와 동북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동북은 천연자원ㆍ기술인력ㆍ산업기반ㆍ시장화 정도가 서부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중공 당도 이 점을 중시하고 있다. 한 3년 정도 집중투자를 하면 초보적인 성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400㎞ 떨어진 곳에 또 하나의 거대한 경제권이 형성되는 것이다. 우리가 입으로만 `동북아 중심국가론`을 떠들고 있는 동안 중국은 우리 앞에서 성큼 그 계획을 실행해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오진룡(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자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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