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엔캐리 트레이드 올해는 어렵다

주요 통화 금리 사상최저<br>엔화 단기조달 매력 떨어져<br>국제금융센터 등 낙관적 전망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융시장을 흔들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싼 엔화를 빌려 해외의 주식ㆍ채권 등에 투자해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엔캐리 자금이 유입되는 나라의 금융시장은 혼란할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이 엔캐리 트레이드가 나타나고 있는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로 국제 투자자금이 대거 쏟아져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올해 안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전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와 여전히 불확실한 경기전망 때문에 과거처럼 투자자들이 선뜻 나설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최근 "급격한 엔캐리 가능성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세계 경제의 회복세에 대한 확신이 생긴 내년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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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최근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로 엔캐리 트레이드의 조건이 갖춰지기는 했지만 주요 통화의 절대금리 수준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엔화의 단기조달 매력도가 예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통화의 1년 이내 리보를 비교한 결과 엔화 조달금리는 미국 달러화보다 낮았지만 유로화나 스위스프랑보다는 높았다. 엔화 말고도 캐리 트레이드의 후보가 많다는 뜻이다.

이렇다 보니 엔화 약세가 본격화한 지난해 10월 이후 해외투자가들의 엔화 단기대출 증가액은 2조6,000억엔으로 엔ㆍ달러 환율이 76엔에 불과하던 2011년 8월 말과 비슷했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금융시장실장은 "아베노믹스로 엔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실제 엔화가 싸지도 않고 통화안정성도 떨어져 본격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도 최근 작성한 보고서에서 "일본발 국제 투자자금 이동이 조기에 현실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다소 성급했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최근 ▦해외 자산을 사들일 밑천이 되는 경상수지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고 ▦미국ㆍ유럽 채권에 대한 투자유인(금리 격차)이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으며 ▦엔화 변동성 확대로 환헤지 비용이 커져(투자수익률 감소) 엔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히 늘어나기 어렵다고 분석됐다.

엔캐리 트레이드를 촉발할 변수는 미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실장은 "미국의 출구전략이 시행되고 내년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오면 경기회복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 것"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거같이 활발한 캐리 트레이드가 재개될지 불확실하고 만약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치면 오히려 종전 포지션의 급격한 청산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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