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다가오는 1분기 실적 시즌… 4가지 관전 포인트


①어닝 쇼크 딛고 턴어라운드할까
엔화 약세 직격탄… 반등하기엔 머나먼 길

②불황업종의 미래는
해운·건설 부진 지속… 태양광은 호전 가능성


③삼성전자 성장 지속
IT 비수기에도 영업익 전년대비 46% 증가 예상

④코스닥 기업 실적은
파라다이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개선 전망


'어닝 쇼크'수준을 기록한 지난해 4ㆍ4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벌써부터 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1분기 실적의 관전 포인트는 4개다. ▲전 분기의 어닝 쇼크를 딛고 턴어라운드할 수 있는지 ▲불황이 시달리는 조선ㆍ건설ㆍ태양광 관련주가 반등에 성공할 지 ▲전 분기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9조원 시대를 연 삼성전자가 성장세를 이어갈 지 ▲최근 주가 상승세인 코스닥시장 중소형주들의 실제 실적은 어떤지 등이다.

◇1분기도 어닝 쇼크 가능성 커=1분기에도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로 한국 기업들이 타격을 입고 있는 데다가 국내 경기 회복도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생각만큼 강력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어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율 요인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 분기와 마찬가지로 1분기에도 실적 상향이 예상되는 업종이 거의 없으며, 방향성도 좋지 않은 쪽으로 흐르고 있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특히 "최근 1분기 실적 하향 조정 속도가 다른 연도에 비해서는 상당히 가파르다"고 강조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연초와 비교한 1분기 실적 전망치 변화율은 최근 3년래 최악의 수준이다. 지난 2011년에는 연초대비 1분기 전망치 변화율이 플러스 3.1%였고, 작년에는 마이너스 4.6%였다. 올해는 실적 전망 하향폭이 마이너스 6.4%로 확대됐다.

◇해운ㆍ건설은 실적 부진 지속, 태양광은 개선 가능성=장기간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해운ㆍ건설 등은 이번 1분기에도 큰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들 업종은 전 세계 경기의 영향을 크게 타는 업종으로 지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와 뒤따른 유럽 재정 위기로 인해 극심한 타격을 입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TX팬오션ㆍ현대상선ㆍ한진해운 등 주요 해운업체들은 1분기에도 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들 업종들은 올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업계 1위인 한진해운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59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1분기에는 28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전년 동기(2,183억원 적자)에 비해서는 99% 줄어든 것이다. 현대상선과 STX팬오션도 각각 464억원과 102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급격한 반등은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회복세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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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 침체와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 플랜트 수주 감소 등으로 인해 안팎으로 난관에 처한 건설 업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삼성물산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6% 줄어든 1,309억원으로 예상되며, 현대건설도 영업이익 21% 감소가 예상된다. 특히 업계는 지난 2월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으로부터 1조원이 넘는 자금 지원을 받은 두산건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실적 전망치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건설공사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7%나 감소한 4조 3,800억원에 그쳐 8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부진했던 태양광 업계는 차츰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일본ㆍ미국 등의 태양광 수요가 개선되고 있어 최근 태양광 제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한화케미칼ㆍOCI 등 관련 업체들의 시황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실적 전년동기보다 좋아질 것=삼성전자의 독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지난해 4분기 대다수 기업들의 실적은 크게 악화됐지만 삼성전자는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이 9조원을 돌파하는 등 불황에 아랑곳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에프엔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43% 늘어난 8조 2,46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9조원대에 올라선 전분기에 비해서는 8.6% 줄어든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1분기가 계절적으로 IT 업계 비수기임에도 불구,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실적 개선될 듯=시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최근 주가 상승세가 눈에 띄는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제 실적이다. 이들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 따라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임종필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종목들은 상위권의 기업들"이라며 이들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인 파라다이스의 경우 중국 관광객들의 증가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1분기 파라다이스의 영업이익은 28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하고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외 대표기업인 셀트리온ㆍCJ오쇼핑ㆍSK브로드밴드 등도 코스닥 시장에서 유심히 살펴봐야 할 종목들이다.

임 연구원은 다만 "최근 삼성전자 영향으로 IT 소형주들이 크게 올랐는데 실제 실적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중소 IT업체에 대한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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