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주식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연말 연초 투자공식이 올해도 맞아떨어지고 있다.
연말에는 배당 매력이 부각되면서 대형주 중심의 유가증권시장 강세가 두드러지고 연초에는 반사적으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한 코스닥시장 강세로 전환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6.66포인트(0.33%) 오른 1,999.22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오랜만에 쌍끌이 매수에 나서면서 장 중 한때 2,007선까지 올라 3주 만에 2,000선을 회복했지만 외국인이 다시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기관은 이날 4,39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2조9,000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연말 배당 수익을 노리고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펀드시장에서도 배당·대형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주식형펀드는 '신영밸류고배당자(주식)C형'으로 891억원이 들어왔다. 대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1(주식)A형'에도 472억원이 몰렸고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자1(주식)종류C1'과 '한국투자배당리더자1(주식)A'에도 각각 72억원, 66억원이 유입됐다.
상장지수펀드(ETF)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KODEX레버리지증권ETF(3,175억원)' 등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증권 ETF에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또 '삼성KODEX배당성장증권ETF(90억원)' '미래에셋TIGER코스피고배당증권ETF(30억원)' 등 배당투자 ETF에도 자금이 유입됐다.
하지만 배당수익을 노린 기관투자가들의 유동성 흐름은 배당락일인 29일이 지나면 빠르게 중소형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주 쏠림현상으로 상대적으로 소외당하면서 주가가 많이 떨어진 중소형주로 저가매수세가 몰리는 '1월 효과'가 내년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최근 5년간 코스닥의 1월 평균 상승률은 3.67%로 0.91% 상승에 그친 코스피를 2.76%포인트 앞섰다. 투자자들은 이를 겨냥해 이미 코스닥 관련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ETF시장에서는 '삼성KODEX코스닥150증권ETF(17억원)' '미래에셋TIGER코스닥프리미어증권ETF(10억원)' '한국투자KINDEX코스닥스타증권ETF(6억원)' 등 코스닥 ETF들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 이슈와 전방산업 악화 등에 따라 코스닥 1월 효과는 일부 업종에서만 차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이 시작됨에 따라 최근 4년 대비 상반기 중소형주 오름세는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라며 "바이오주와 사물인터넷 관련주(IoT) 등의 업종을 선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