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동성이 주식시장 주변에서 넘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규 상장 기업의 공모주 청약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리는가 하면 기관투자가들만 참여한 상장 기업의 주식블록세일 경쟁률이 10대1을 훌쩍 뛰어넘기도 한다. 최근 증권사들은 공모주 청약이 있을 때마다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개인투자자들이 앞다퉈 몰려들면서 청약 증거금이 1조원을 넘어서는 사례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STX엔파코의 경우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앞서 이달 6일부터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무려 1조691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최종 청약 경쟁률도 357.57대1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 예정인 한국정밀기계가 6ㆍ7일 이틀간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도 1조168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쇄도했다. 코스닥 상장 예정 기업의 청약증거금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07년 에스에너지의 경우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증시 주변에 엄청난 자금이 몰려들자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외국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우증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유럽ㆍ미국 등 선진국 기업들도 한국 증시 상장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7일 진행된 현대건설 채권단 지분블록세일은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참여해 15대1을 웃도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블록세일 가격도 6만3,050원으로 채권단에서 제시한 가격 범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결정됐다. 채권단은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3~6% 할인된 가격을 제시했으나 입찰에 참여한 기관투자가의 경우 보다 많은 투자가들이 많은 물량을 받기 위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넉넉한 자금을 배경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곧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6일만 해도 하루 거래대금이 9조8,757억원으로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거래대금이 이처럼 크게 늘어나자 증권사들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4월 중 영업이익이 847억원으로 올 3월보다 217.1%, 전년 동기보다는 122.4%나 늘었다. 이는 개인의 주식 거래가 늘어 위탁수수료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