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용액·백화점 매출 증가세… 카드사용액·백화점 매출 증가세<br>산업생산 한달새 20%P나 차이… 1분기 성장률 전망도 천차만별
'안개' 한국경제… 봄은 멀었나
카드사용액·백화점 매출 증가세산업생산 한달새 20%P나 차이1분기 성장률 전망도 천차만별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의 현 경제 상황을 월드컵 축구 예선에 비유한다. 당연히 본선에 진출할 듯 하면서도 불안함을 떨쳐내지 못하는 한국 축구의 모습이 경기회복 초입에 ‘안개 국면’을 연출하고 있는 우리 경제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경기지표 혼란… 마치 1년전 모습
경기 불안속 채권금리도 '요동'
방향성을 상실한 경기 지표를 반영하듯 금융시장은 불확실성 속에서 출렁거리고 있다. 연초 주가 1,000포인트의 유동성 장세 속에서 냄비처럼 들끓었던 기대심리는 초조함으로 바뀌었다. 대신 썰물처럼 빠져 나갔던 채권시장에는 다시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한국경제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현 상황을 ‘럭비공 경기’라고 표현했다. 그는 산업생산이 한달 사이에 무려 20%포인트 이상(1월:14.2%, 2월:-7.3%) 차이를 보인 점을 들며 “환란 이후 경기 지표가 이렇게 롤러코스터 현상을 빚은 적이 없다”며 “방향성도 도저히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민간 경제연구소의 고위 임원도 “현 상황에서 섣불리 판단했다가는 X망신을 당하기 쉽다”며 경기 전망을 유보했다.
우선 경기와 관련된 여러 지표들이 혼란스럽다. 실물 지표인 신용카드 사용액과 백화점 매출은 3월에도 14.6%와 6.4%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낙관론의 핵심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30일 발표된 IT기업의 경기실사지수(BSI)도 108로 긍정적 사인을 연출했다. 반면 같은 날 산업은행이 77개 업종 2,82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설비투자증가율은 14.4%로 지난해(29.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황이 이러니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에도 엄청난 편차가 발생하고 있다. 한덕수 부총리는 “1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ㆍ4분기(3.3%)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말한 반면,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2%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초와 같이 심리가 주도한 경기 회복 기대감은 또 다른 충격에 의해 냉각될 수 있다”(김주형 LG경제연구원 상무)며 “정부가 낙관론에 빠져 부양기조를 늦추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오상훈 SK증권 이코노미스트)고 지적했다.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입력시간 : 2005-03-30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