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 철도공사 사장이 적자에 허덕이는 KTX 광명역 활용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대신 영등포역 정차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이 사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광명역 건설에 4,000억원이 투입됐지만 이용객저조로 연간 운영적자가 420억원에 달한다”며 “연계수송체계가 확보되기 전까지 광명역 활용을 축소 또는 폐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광명역 역할이 축소되면 “영등포역 정차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영등포역 정차의 근거로 철도의 공익적 서비스와 기업적 수익성을 들었다. 그는 앞으로 열차 운행과 관련, “수익자 부담 원칙의 틀을 공고히 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 발언은 정차를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일정부분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KTX는 출범 때부터 광명역 활성화를 위해 영등포역 정차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적자가 계속 누적되고 철도공사의 대안 검토가 제시되면서 정부 책임을 둘러싼 논란과 함께 지역간 갈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사장은 취임 이후 “600여 개에 이르는 역사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적자로 운영되고 있어 적자 역사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그는 “철도공사가 언제까지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역사를 유지할 수는 없다”며 “수혜를 보고 있는 자치단체 등에서 일정 부분의 적자보전책을 제시하면 재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