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 해리 포터 이미지 깨기 성공할까

브로드웨이 뮤지컬 데뷔 래드클리프

브로드웨이의 알 허시펠드 극장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노력하지 않고 사업에 성공하는 법'(How to Succeed in Business without Really Trying)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현재 빅히트 중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에서 해리 포터로 나오는 대니얼 래드클리프(22)가 등장하는 뮤지컬이다. 평일인데도 만원을 이룬 극장 안으로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온 해리 포터의 여고생 열렬 팬들이 몰려들어가고 있었다.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받은 뮤지컬은 간교하고 비도덕적이며 무자비한 젊은 빌딩 유리창 청소부 J. 피에르판트 핀치가 뮤지컬 제목과 같은 책의 지침에 따라 처신한 후 삽시간에 회사 우편물 배달원에서 이사장으로 승진한다는 내용을 통해 미국의 기업풍토와 직장내 여성 차별을 풍자하고 있다. 아카데미상과 토니상 수상자인 프랭크 로서의 음악과 노래가 흥겨운데 그는 팝, 재즈, 삼바, 록, 심지어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과 함께 헨리 맨시니의 음악을 연상케 하는 온갖 장르의 음악을 혼성했다. 막이 오르고 핀치가 유리창 청소용 그네를 타고 무대 아래에서 위로 오르며 등장하자 소녀 팬들이 아우성친다. 핀치는 성공 교본에 따라 아첨과 거짓과 술수를 동원, 어리숙한 사장 J.B. 비글리(존 라로켓-올해 토니상 수상)를 농락하면서 그의 총아가 돼 회사 수장으로 올라간다. 이번 공연은 래드클리프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데뷔작이지만 연극으로는 이미 지난 2008년 피터 셰이퍼의 심리극 '에쿠스'로 브로드웨이에 데뷔해 호평받았다. 래드클리프는 마치 이 뮤지컬로 지난 10년간 해리 포터의 이미지를 떨쳐버리기라도 하겠다는 듯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노래하고 춤추었다. 너무 애써 측은해 보이기까지 했는데 노력은 가상했지만 노래 솜씨와 얼굴 표정, 대사 발성 등은 무난한 정도였다. 그러나 춤 솜씨는 대단했다. 래드클리프는 탭댄스와 볼룸댄스에 재주 넘고 물구나무까지 서면서 유연하게 춤을 춰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벌집 모양의 세트와 다채로운 의상도 좋았다. 래드클리프는 공연 후 인터뷰에서 이 뮤지컬을 위해 지난 3년간 노래와 춤 연습에 매달렸다면서 "앞으로 다른 뮤지컬 특히 신작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해리 포터로 성공한 아역 배우의 이미지를 깨고 성인배우로서 어떤 방향전환을 해나갈 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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