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1월29일] 서울시내 전차 퇴역

이제는 텔레비전 대하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전차가 서울에서 사라진 지도 40년이 다 돼간다. 1899년 5월 서울에서 전차가 처음 운행됐을 때 시민들은 환호했다. 당시 서울 거리에는 자전거 몇 대와 인력거가 달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궤도 위에서 전기의 힘으로 육중한 열차가 달리는 장면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청량리와 서대문을 오갔던 전차는 오전8시부터 오후6시까지 정해진 궤도 위를 달리며 어느 골목에서나 승객이 손만 들면 탈수 있는 편리한 교통수단이었다. 따라서 전차는 개통 초기부터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전차를 구경하기 위해 몰려든 인파에 깔려 다치거나 전차에 부딪혀 부상 당하는 불상사도 있었지만 편리함과 빠른 속도(?)에 힘입어 이용승객은 빠르게 늘어났다. 그러나 대중교통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전차는 1960년대 들어 급속한 도시화와 자동차의 증가로 도로혼잡을 야기하는 애물단지로 전락, 철거가 불가피해졌다. 결국 1968년 11월29일 약 70년 동안 서울 시민의 발이었던 전차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기존 전차 이용객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전차 철거는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처음에는 세종로 지하보도를 건설한다며 세종로 쪽 전차 노선을 철거한 후 단계적으로 철거가 이뤄지다가 이날부터 전차는 더 이상 운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차를 대체할 수 있는 후속 교통망에 대한 논의 없이 전차가 철거됨에 따라 1974년 지하철 개통 전까지 서울시의 도시대중교통정책은 공백기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서울의 대중교통 수단이었던 전차는 철거되기 전까지 약 70여년 동안 2억㎞를 달리며 40억명의 승객을 실어 나른 뒤 역사 속으로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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