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e-리더] 패트리샤 루소 루슨트 테크놀로지 CEO

`빛을 잃고 꺼져가는 루슨트 테크놀로지에 새로운 불씨를 지필 수 있을까.` 패트리샤 루소(50) 루슨트 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CEO)에게 올해만큼 중요한 한 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루슨트를 떠났던 루소는 코닥 사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1월 실적부진으로 한 없이 추락하던 친정의 소방수로 긴급 투입됐다. 당시 다른 많은 추천자들이 루슨트 영입에 대해 고개를 저었을 정도로 회사 실적은 엉망진창이었다. 지난해 4ㆍ4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전체 손실은 118억달러로 매출 123억달러와 별차이가 없었다. 99년 12월 64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도 3년만인 지난해 10월 0.55달러까지 떨어져 나스닥 퇴출을 우려할 정도. 루소는 지난 1년간의 작업을 "폭풍우 속을 나는 비행기의 엔진을 교체하는 일과 같았다"고 회상했다. 전체 직원의 3분의 1인 2만2,000명을 해고했으며, 유동성 위기에 처한 회사를 살리기 위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줄다리기를 벌였고 50만달러의 사재를 들여 자사주를 직접 매입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회사는 지난해말 17억5,000만 달러의 자금을 확보, 유동성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역시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루소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 주가도 올들어 30% 이상 올라오는 19일로 예정된 액면병합을 위한 주총도 무난하게 치를 수 있을 전망이다. 올 1분기 매출이 2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루슨트는 올해 중국과 인도에서 중요한 무선통신 계약으로 실적회복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연말이면 몇 년간 회사를 짓눌러온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루소는 "통신장비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지만 아직 회복된 것은 아니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버라이존, AT&T, SBC 커뮤니케이션스 같은 주요 통신업체들은 올해도 투자 계획을 크게 늘리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다 지역 전화사업자(버라이존, SBC, 벨 사우스 등)와 장거리 사업자(AT&T, 월드컴 등)은 통신망 개방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어 양측 모두를 고객으로 둔 루슨트의 처신이 쉽지 않은 상태. 핸디 12.7의 골프광으로 내기 골프에서 한번도 져 본 적이 없다는 루소는 지난해 필드에 딱 4번밖에 나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의 친구들은 루소가 올해 회사의 부활을 주도하고 필드에서도 예전의 강한 승부근성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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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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