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가 올 중국 경제성장률을 최대 1.5%포인트나 갉아먹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밥 데이비스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경제편집장은 2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을 인용해 "반부패 운동이 명품 소비를 줄이고 정부의 소극적인 정책 집행으로 이어져 올 성장률을 0.6~1.5%포인트 깎을 수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편집장은 중국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중국통으로 지난 1999년에는 미국 내 최고 권위의 언론상인 퓰리처상도 수상했다.
반부패 운동이 확산하면서 명품시계·펜트하우스·고급자동차 등의 소비가 급감하고 있고 지방정부 관료들이 정책을 실행하려고 해도 부패행위로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아무 일도 안 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제철회사를 민영화하는 것은 과거에는 개혁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이제는 민간업자로부터 돈을 받는다는 오인을 살 수 있어 지방정부의 정책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경제와 관련된 문화가 갑작스럽게 바뀌면서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우는 점도 경제성장률을 깎아내리는 요인이다.
데이비스는 현재 중국에서 반부패 운동이 일반인들의 제보를 통해 조사가 시작되는 방식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정 지역에 '부패 제보함' 같은 것을 마련해두거나 인터넷을 통해 제보를 받는 식이다. 그는 "과거에는 부패 신고가 들어와도 지방 공무원이 조사를 안 하면 그만이었지만 이제는 신고가 들어오면 지방·중앙정부에 동시에 신고가 들어가는 시스템이라 철저하게 반부패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