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2월 19일] 직할시공제 도입 추진을 보며

국회에서 서민들의 보금자리주택 공급확대를 위한 법률에 대해 논의 중이다. 앞으로 10년간 150만가구의 서민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각종 절차를 간소화하고 분양가를 인하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으로 이 중 분양가 인하를 위해 택한 것이 직할시공제라는 도급단계 축소 방안이다. 건설공사는 각각의 세분화된 공종을 직접 시공하는 기능과 이를 종합적으로 계획ㆍ관리ㆍ조정하는 기능의 결합으로 이뤄지고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에서는 이러한 기능을 각각 전문건설업체와 종합건설업체의 역할로 구분하고 있다. 직할시공제는 종합건설업자의 기능을 대한주택공사가 대신해 공사비를 줄이겠다는 것으로 언뜻 듣기에는 그럴듯해보이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먼저 주공의 기술자는 감독하는 능력과 경험만 있어 현장관리나 공사의 직접이행 등을 해야 하는 종합건설업체의 능력을 대신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술자를 충원한다고 하면 공기업 비대화라는 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건설사업관리(CM)를 통해 보완한다고 하면 CM수수료 등 추가적인 비용으로 공사비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복합공사를 건산법상 자격도 없는 전문건설업체에 주겠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공사를 전문업종별로 나누다 보면 주공의 발주업무증가 및 현장관리 어려움 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행 건산법에서는 건설업자의 역할에 따라 등록기준에 엄격한 차이를 두고 전문업자는 복합공사를 수행할 자격과 능력이 없으므로 이를 도급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주공의 편의를 위해 이를 허용한다는 것은 부실시공 등의 우려를 초래하는 위험한 발상이다. 직할시공제는 과거 수십년간 시장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구축돼온 현행 생산체계를 부정하는 것이어서 충분한 논의와 연구검토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간과하는 커다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과정에서의 논란보다도 더욱 우려되는 것은 실제 도입됐을 때 나타나는 문제들로 이는 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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