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도 망비용 요구하면 어쩌나"
휴대폰업계, 지상파 DMB 망(網) 투자비 300억 분담 결정독일등 국내기술 표준채택…가능성 커로고사용·광고등 우회지원책 찾기 고심
한영일 기자 hanul@sed.co.kr
휴대폰업체들이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에 필요한 지하망 구축비용을 분담키로 결정함에 따라 해외 DMB 시장에서도 국내 휴대폰 업체들에 대해 망 구축 비용 분담 요구가 쏟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S, MBC, SBS 등 지상파DMB사업자들은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300억원에 달하는 지하망 구축비용을 분담하고 방송사들은 앞으로 운영비만을 전담한다는 합의안을 도출해 냈다.
이에 따라 지상파DMB서비스는 12월로 예정된 상용 서비스를 위한 중요한 관문을 거의 넘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보다 큰 장애물이 돌출됐다. 바로 국내에서 휴대폰 업체들이 지상파DMB 서비스사업에 필요한 망(網)구축비용을 분담하는 선례를 남길 경우 해외 시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압력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독일 등 유럽등지에서 이미 국내 지상파 DMB서비스 기술을 표준으로 채택했고 중국 등지에서도 이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 지상파DMB폰의 해외 수출이 활발해 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해외 DMB사업자들도 이번 합의를 선례로 삼아 삼성전자나 LG전자, 팬택 등에게도 망 투자비용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지상파 DMB사업자들도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해 국내에서는 가능하지만 해외에서는 불가능한 ‘비책(秘策)’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현재 지상파DMB사업자들은 망 구축비용을 제조사가 직접 지원하는 형태가 아닌 광고 등의 방식으로 방송사를 거쳐 투입되는 형태의 방안을 놓고 법률적 검토를 벌이고 있다.
지상파DMB사업자의 한 관계자는 “현재 외국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묘안을 찾고 있다”며 “서비스사업자가 로고를 만들어 제조사에 로고사용권리를 주고 대신 방송사는 이에 대한 광고를 해주는 방안이나 협찬 광고 형식의 지원 형태를 놓고 법률적 검토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10/09 1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