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판 웨스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칸 영화제 시사회 가보니

2,300여 관객 영화 끝나자 10여분 기립박수<br>배우 송강호·이병헌등 입장하자 환호성도<br>열차습격·中 황야 질주 장면에 감탄 연발<br>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버금가는 대접 받아



관객의 기립박수는 영화가 끝난 뒤 10여분 동안 그치지 않았다. 제61회 칸 영화제 비공식 부문에 초청된 한국형 웨스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칸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24일(현지시각) 자정이 다된 늦은 시간의 팔레 드 페스티발 광장의 뤼미에르 극장. 초대형 상영관의 2,300여 좌석 중 빈 자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고품격 시사회인 ‘갈라 스크리닝(Gala Screening)’에 초청된 관객들은 나비넥타이에 검은 정장과 드레스를 차려 입고 극장에 들어섰다. 3명의 주연배우인 송강호ㆍ이병헌ㆍ정우성씨와 김지운 감독이 레드카펫을 밟고 나란히 극장에 입장하자 관객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박수 갈채를 보냈다. 말로만 들어왔던 칸 영화제의 갈라 스크리닝 행사는 예상보다 훨씬 화려했고 놈놈놈에 대한 관객의 열광적인 반응도 놀라웠다. 이날 밤 11시께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감독과 배우들을 일일이 호명하자, 주인공들은 박수 갈채를 받으며 지정석으로 향했다.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 이어 2년 연속 칸을 방문한 송강호씨는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었지만 처음 칸을 찾은 이병헌ㆍ정우성씨는 다소 긴장한 얼굴로 비쳤다. 객석에 불이 꺼지고 스크린에 빛이 밝아오기 시작하자 그간 베일에 쌓여있던 영화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지운 감독은 칸 영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급하게 후반작업을 한 탓에 미흡한 점이 많다고 걱정했지만 눈으로 확인한 ‘놈놈놈’은 감탄을 연발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한국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영화계 안팎의 소문이 과장만은 아니었다. 제작비 174억원이 말해주듯 스케일도 웅장했다. 중국 황야를 질주하는 장면과 항공기 촬영은 기존 한국 영화들과 차원이 달랐다. 영화 도입부의 ‘대열차 습격’ 장면과 황야의 추격씬은 보는 이를 압도했다. 여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 프랑스 현지 관객들은 시사회 도중 탄성을 연발했다. 송강호의 코믹한 몸 동작과 대사에 폭소를 터트리기도 했다. 하지만 아쉬운 감도 없지 않았다. 아직 후반작업이 완벽하지 않은 탓에 간간히 사운드가 불안정한가 하면 특수 효과 등도 마무리 작업이 좀더 필요해 보였다. 또 한가지 덧붙이자면 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의 꽃인 아름다운 드레스의 여배우가 없어서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 이번 영화에는 주연급 여배우가 단 한명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무척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열차 강도 윤태구(송강호), 마적단 두목 박창이(이병헌), 현상금 사냥꾼 박도원(정우성) 이들 3명의 총잡이가 일제시대 만주 벌판에서 보물지도를 놓고 숙명의 대결을 벌인다는 것. 좋은 놈은 정우성, 나쁜 놈은 이병헌, 그리고 이상한 놈은 송강호가 맡았다. 이번 영화제에서 비공식 부문에 초청된 영화는 스필버그의 ‘인디아나 존스4’, 애니매이션 ‘풍푸 팬더’ 등 단 4작품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에서 할리우드 상업영화에 버금가는 대접을 받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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