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실물경제 종합대책 이르면 29일 발표

법인세등 조기 인하등 "가용카드 총동원"




한국은행이 27일 파격적으로 0.7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정부가 이르면 29일 실물경제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이번 대책에는 ▦중소기업ㆍ가계 이자부담 경감 ▦재정지출 및 감세 조기 실시 ▦경상수지 개선 및 외국인 투자유치 ▦규제 완화 등을 통한 기업투자 활성화 등 경기 회생을 위한 카드가 총망라될 예정이다. 김동수 기획재정부 1차관과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승일 한국은행 부총재도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갖고 "세계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 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혀 경제 주체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감세·재정 확대] 내년 예산 6兆 늘려 280兆정도로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세계적 실물경제 침체에 대비해 재정확대와 감세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예산지출을 과감히 확대하는 한편 내년 13조원 수준의 감세로 가처분소득을 늘리고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미 세제개편안을 통해 26조원 규모의 감세안을 마련했지만 추가 감세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적립식 장기 주식형펀드와 장기 회사채형펀드에 대해 세제혜택을 주기로 발표한 것도 추가 감세안에 포함된다. 특히 소득세ㆍ법인세 인하 등 이미 발표된 감세안의 시행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내년부터 2년에 걸쳐 1%포인트씩 낮출 계획인 소득세 인하 일정을 한번에 2%포인트 내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한나라당의 의견을 반영해 내년으로 미뤄진 대기업의 법인세율 인하 시기가 다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감세와 달리 경기부양효과가 즉각 나타나는 재정지출 확대도 유력한 카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안을 273조8,000억원에서 280조원 정도로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액된 예산은 일자리 창출이나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어려움이 가중되는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예산에 집중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 경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 내년 예산안의 상반기 조기 집행률을 60%까지 늘리는 방안도 검토된다. 또 내년 지방예산 가운데 65조원가량이 상반기에 조기 집행되고 사회간접자본을 비롯한 시설분야 예산이 9% 이상 늘어나는 등 내수경기 활성화 대책이 추진된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각 시ㆍ도에 시달한 ‘내수경기 활성화 특별대책’에서 시중의 자금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의 내년 예산 가운데 상반기에 집행하는 비율을 40%(약 65조원)로 올해의 33%(52조원)보다 높여 13조원 이상을 조기에 집행하도록 했다. 또 지방의 재정지출을 늘리기 위해 내년 지방예산에서 경기부양 효과가 큰 SOC 등 시설분야 예산을 올해 33조원에서 37조원 규모로 9% 이상 늘려 내수경기 활성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경상수지 개선] UAE 등서 투자유치 로드쇼 준비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한국 금융위기의 시발은 달러 경색이다. 2,4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은 "달러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치고 급기야 해외에서 달러를 조달하는 것도 어려울 정도가 됐다. 여기에다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올해 초 이후 40조원의 순매도를 기록, 국내에서 달러 유출을 지속하고 있다. 무역수지도 9월까지 한 달을 제외하고는 8개월째 적자를 기록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과도하게 불안한 양상을 보이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 같은 자본ㆍ무역수지의 적자에서 기인한다. 정부는 이에 따라 달러를 한국에 들여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는 우선 둔화가 예상되는 수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각도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27일에는 장관 주재의 간부회의를 통해 무역진흥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기도 했다. 외국인의 투자활성화를 위한 로드쇼도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물론 쿠웨이트ㆍUAE 등에 대한 로드쇼를 준비하고 있다. 지경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투자유치를 위한 로드쇼 못지않게 중요한 게 투자했을 때 메리트와 기간별 이익환수 등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투자유치"라면서 과거 감성 위주의 로드쇼를 벗어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수출이 둔화되는 만큼 내수 판매를 늘리는 방식으로 위축될 경기를 보완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국내제품에 대한 소비를 늘리는 것도 어떻게 보면 수입감소ㆍ내수확대의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기계 전문유통센터를 만들어 중고기계의 국내외 소비를 촉진하는 한편 정부의 연구기반을 구축할 때 외국산 기계의 도입을 엄격히 심사해 국산 기계의 우선구매를 유도한다는 식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섬유산업의 경우 국산 원사를 사용한 지역별 특성에 맞는 봉제 클러스터를 구축해 고급 의류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국내 의류 브랜드의 유통업체 판매수수료 인하도 유도할 방침이다. 중저가 국내 의류업체의 내수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상대적으로 높은 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 인하를 유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투자 활성화] 기존공장 양수도때 대기업 입주 허용 투자 활성화는 대표적인 실물경기 부양 수단 중 하나다. 정부가 수도권 규제완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공언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27일 국회시정연설에서 "과감한 규제개혁은 경제난국을 극복하는 지름길"이라며 "국민 정서를 빌미로 아직도 성역으로 남아 있는 덩어리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오는 30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10차 규제개선회의를 열어 내수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공장입지 규제완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식경제부는 그간 공장입지 규제가 투자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보고 환경규제와 수도권 등 지역균형 관련 규제, 농지와 같은 토지이용 관련 규제 등 여러 부처의 정책이 겹치면서 얽혀 있는 기업활동 관련 규제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추진해왔다. 덩어리규제 완화를 추진하지만 수도권의 공장입지 규제 등이 한꺼번에 풀릴 가능성은 적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의 공장입지 규제 완화 등은 단계적으로 접근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당장 시급하고, 할 수 있는 것부터 규제를 완화해 투자의 걸림돌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 내에서는 4가지 정도가 단기 과제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성장관리지역의 산업단지 내에서 기존공장을 양도ㆍ양수할 경우에는 대기업의 입주를 허용할 방침이다. 현재는 대기업은 폐업한 공장만 매입할 수 있지만 가동 중인 공장도 살 수 있게 돼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을 늘릴 여지가 커진다. 또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수도권에 첨단공장을 신설할 수 있는 규모도 현재의 1,000㎡에서 4,000㎡로 확대된다. 공장의 규모가 4배가량 커지는 셈이다. 이와 함께 공장 증설이 허용되는 대기업 업종을 자동차ㆍ광학기기 등 14개에서 11개 더 늘려 25개로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그간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25개 첨단업종의 신ㆍ증설을 허용하는 반면 국내기업은 14개 업종만 허용해 ''. 이 밖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성장관리권역으로의 대기업 이전이 허용되는 업종도 늘어날 예정이다. 현재 서울ㆍ인천ㆍ수원 등 16개 과밀억제권역에서 성장관리권역으로 공장을 옮길 수 있는 대기업 업종은 컴퓨터ㆍ반도체 같은 8개로 제한되고 있다. /이철균기자fusioncj@sed.co.kr [中企·가계 지원] 은행 점검반 구성 대출회수 자제 유도 금융당국이 정책금리 인하, 은행채 매입 등 한국은행의 조치가 중소기업 등의 기업 자금난 완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액션플랜 마련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은행을 상대로 별도의 점검반을 구성, 대출 회수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대출금리 인하를 적극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우선 은행채 매입 등의 효과가 기업에 전달되기 위해서는 은행들이 외형확대 경쟁을 자제하고 금리인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외화부채 지급보증과 관련, 은행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때 중소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대출 금리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포함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특히 은행들이 이를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지 살피기 위해 특별 점검반을 구성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별도 팀에서 은행의 세부 이행 내용을 점검하고 감독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또 기업 자금난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증권시장에 떠돌고 있는 루머에 대해 대대적으로 특별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기업의 자금난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강도 높게 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주가 폭락에 따른 유가증권 회계 처리 과정에서의 자산 감소를 막기 위해 회계처리 방안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가증권은 시가평가로 기재하도록 돼 있다. 금융당국은 현행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추정평가나 현금흐름평가 등으로 작성해도 인정해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정부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고통 분담 차원에서라도 자발적으로 펀드 수수료를 인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자발적 동참이 없을 경우 수수료를 인하하기 위해 규정 개정 등 직접적 조치도 꺼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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