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성장전략차원에서 다뤄야" 'FTA 선배' 싱가포르 리이샨 장관 조언단순한 통상문제·관세인하 수준서 접근해선 곤란中企 정부지원 강화하되 경쟁력 없는 기업은 과감히 퇴출시켜라 싱가포르=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관련기사 [한·미 FTA] 모건스탠리 분석 경제효과 [한·미 FTA] 분야별 협상 세부내용 [한·미 FTA] 금융분야 영향 [한·미 FTA] 수산분야 [한·미 FTA] 막판 빅딜내용 청문회 추진 "한미FTA 체결로 기업양극화 심화" [한·미 FTA] 대구 섬유업계 르포 "中과 FTA 체결 성공해야" [韓, 도전의 시대] 싱가포르 생산기지 '바람' [사설] FTA 보완책 '선택과 집중' 필요하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단순한 통상 문제나 관세인하 수준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세계 최강대국을 전략적 경제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국가성장전략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마지막 산고를 겪고 있던 지난 3월30일 싱가포르 도심에 위치한 포트캐닝파크에서 열린 ‘한국ㆍ싱가포르 FTA 발효 1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리이샨(사진)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정무장관을 만났다. 그는 2004년 미국과의 FTA 발효 이후 싱가포르가 경제는 물론 정치ㆍ외교 분야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미국과 FTA 협정 체결을 앞둔 한국에 이렇게 조언했다. 리 장관은 “싱가포르에는 보호해야 할 농업이 없어 한국과 산업구조가 다르다”고 전제하면서도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삼성이나 LG처럼 세계적 위치에 오르려면 정부 지원을 강화하되 경쟁력이 없는 곳은 과감히 퇴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을 세계 무대에 노출시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이 과정에서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은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단행해야 한다는 게 리 장관의 지적이다. 그는 “싱가포르는 잔인한 국가다. (FTA 체결 전이나 후에도) 경쟁력이 없으면 보호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했다. 한미 FTA 체결을 국가 성장전략 차원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게 리 장관의 충고다. 그는 “미국은 앞으로 대규모 투자를 기대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라며 “FTA를 관세인하 차원이 아닌 전략적 경제 파트너로서 접근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가 미국과 FTA에서 극히 예외적으로 ‘ISI(Integrate Sourcing Initiativeㆍ외국 부품을 들여와 자국 내에서 조립만 하면 모두 자국산으로 인정받는 제도)’를 획득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는 게 리 장관의 설명이다. 그는 “미국이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한 것은 세계 경제에서 싱가포르의 역할을 중시했기 때문”이라며 “ISI 획득도 미국 기업에 이익이 되고 경제 파트너십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한 결과”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과 미국은 FTA 협상 타결 이후에도 개성공단 제품의 원산지 인정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리 장관은 “싱가포르는 현재 11개국과 FTA를 맺었고 10개국과 추진 중”이라며 “특히 미국은 싱가포르 입장에서는 일종의 ‘골드 스탠더드(gold standard)’로서 다른 나라도 미국과 싱가포르의 FTA를 벤치마킹하면 모범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OTRA와 한국무역협회 공동으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현지 유력 물류기업은 물론 부동산 개발기업 등 180여곳에서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싱가포르 기업들은 한국의 조세제도를 비롯해 투자환경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으며 한국의 일부 지방자치단체들도 싱가포르 투자 유치를 위해 세일즈를 벌였다. 입력시간 : 2007/04/04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