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골퍼들은 왼손 그립만 신경을 쓰지만 오른손을 어떻게 잡느냐도 골프 실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오른손 그립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손가락의 두 번째 마디에 나란히 샤프트가 놓여야 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아마추어들은 클럽을 손바닥 쪽의 마디에 놓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손바닥 안쪽으로 그립을 잡을 경우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나타난다.
첫째, 클럽이 정상 어드레스 위치보다 위로 들려 잡히기 때문에 토핑이 나기 쉽다. 채가 쭉 뻗어 볼 밑을 파고드는 샷이 나오기 어렵다는 얘기다.
둘째, 오른손 엄지와 검지가 이루는 V자 홈의 간격이 멀어지게 된다. 이렇게 간격이 넓어지면 톱 스윙에서 V자 홈이 클럽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해 왼손 엄지로 컨트롤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다운스윙 때 엄지에 힘이 들어가면서 일찍 코킹이 풀리고 결국 뒤땅으로 연결된다.
엄지와 검지를 제대로 붙여 백 스윙을 하면 힘들이지 않고도 클럽이 두 손가락 사이에 안정적으로 놓이게 된다. 두 손가락이 받침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른손 마무리를 잘하는 것을 일컬어 `프로그립` 또는 `싱글그립`이라고 한다.
한가지 주의점이 있다. 오른손 검지와 중지는 딱 붙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떨어져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V자 홈의 간격이 멀어진다.
그립이 완성됐을 때 오른손 엄지의 위치는 클럽의 약간 왼쪽이 좋다. 왼손 엄지가 `1시 반` 방향, 오른손 엄지가 `11시 반` 방향을 가리킨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오른손 엄지와 검지에 느끼는 프레셔(압력)로 볼의 구질도 바뀐다. 잭 니클로스나 그레그 노먼처럼 페이드를 구사하는 선수는 프레셔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 반대로 톰 왓슨처럼 드로볼을 구사하는 선수는 오른손 엄지와 검지에 힘을 느끼며 샷을 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 특성을 잘 이해하면 훅과 슬라이스도 잡을 수 있다. 슬라이스로 고생하는 초보자의 경우 프레셔를 느끼려는 노력을, 훅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에 힘을 빼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