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수신 최대폭 줄고 MMF 급증

'시중자금 단기부동화' 한은 통계로 확인<br>3월 은행수신 한달새 16조 감소 1,024조<br>이탈 자금 자산운용사 MMF로 대거 몰려<br>가계대출 석달만에 다시 2조 가까이 증가



돈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심화했음이 한국은행의 공식 통계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은행 수신은 역대 최대폭으로 줄어든 대신 단기자금의 대표 격인 머니마켓펀드(MMF)는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8일 내놓은 '2010년 통화 및 유동성 동향'에 따르면 단기부동성 자금을 보여주는 협의통화(M1ㆍ평균잔액 기준)은 지난 2월 중 387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15.9% 증가했다. M1에는 현금과 요구불예금ㆍ수시입출식예금 등 단기성 자금이 포함된다. M1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19.6%까지 치솟은 뒤 11월 17.3%, 12월 16.4%, 올 1월 15.0%로 3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였다. 한달 만에 다시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다. 특히 M1 증가분을 전달과 비교할 경우 계절조정분이 감안된 것은 아니지만 1.9% 늘어나 지난해 4월의 3.4%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단기부동화 속에서 전체 통화량도 늘었다. 광의통화를 의미하는 M2의 평균잔액은 1,595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9.4% 늘었다. M2는 M1에다 만기 2년 이하의 정기예ㆍ적금 및 부금, 실적배당형 상품, 금융채와 시장형 상품 등을 더한 것이다. M2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10.5%까지 오른 뒤 두 달 연속 9.3%를 기록하고 다시 소폭 상승했다. 시중자금이 길을 못 찾고 있음은 한은이 이날 동시에 내놓은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서도 확인됐다. 자료를 보면 3월 은행 수신은 정기예금금리 인하에 따라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증가세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 수신은 3월 말 현재 1,024조원으로 전달보다 16조2,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월중 감소폭을 통계로 집계한 2002년 1월 이후 최대치다. 은행 수신은 1월 15조7,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2월 16조9,000억원 늘어났지만 3월에는 석 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은행 수신이 감소한 것은 정기예금금리 인하에 따른 정기예금의 증가세 둔화와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의 감소세ㆍ법인세 납부에 따른 수시입출식예금 급감 등에 따른 것이다. 은행에서 빠진 자금이 MMF로 이동하면서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두 달째 증가했다. 3월 말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342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1,000억원 늘었다. 정기예금금리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금리경쟁력이 높아진 MMF와 채권형 펀드는 법인자금 유입이 늘어나면서 각각 7조4,000억원과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가계대출은 409조3,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 늘어나면서 석 달 만에 증가했다. 대출금리 하락과 입주ㆍ분양물량 증가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1조7,000억원 증가하면서 증가폭이 전월보다 1조원 확대됐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시중자금이 눈치 보기를 계속하고 있다"며 "기준금리와 경기의 방향성 등에 대해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이 자금이동통계로 드러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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