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재벌, 금융계열사 통한 그룹지배 강화

■ '기업집단 소유지배구조' 발표<br>총수들 지분의 7~9배 의결권 행사<br>계열사중 60% 주식1주도 보유안해<br>공정위 "출총제 필요" 금감위 "기업에 맡겨야" 시각차

재벌그룹 소속의 금융ㆍ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이 지난해보다 늘어나면서 이들을 통한 그룹지배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벌그룹 총수들은 실제 보유한 지분의 7~9배에 이르는 의결권을 행사하는 한편, 5%미만의 주식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재벌 계열사의 60%는 총수 일가가 단 1주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05년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에 관한 정보'를 발표했다. 이로써 공정위는 재벌 총수 일가가 소유한 지분과 의결권을 행사하는 지분간의 괴리 정도를 보여주는 '소유ㆍ지배 괴리도'와 '의결권승수'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 4월1일 기준으로 총자산이 2조원이 넘고 총수가 있는 38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총수일가 지분은 4.94%, 내부지분율은 51.21%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자산6조원 이상으로 출자총액규제를 받는 9개 그룹의 총수일가 지분은 4.64%, 내부지분율은 47.14%를 보였다. 이들 그룹은 총수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소유한 지분으로 나눈 '의결권 승수'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안이 6.78배, 출자총액제한그룹이 8.57배에 달했다. 즉 총수가 실제로 소유한 주식은 1주에 불과하더라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은 무려 7~9주를 넘어서고 있는 셈이다. 또 총수가 실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의결지분율에서 본인이나 친인척이 보유한 소유지분율을 뺀 '소유ㆍ지배괴리도'는 상호출자제한그룹이 31.21%포인트, 출자총액제한그룹이 35.24%포인트에 달했다. 결국 총수일가가 5%미만의 지분을 가지고 30%가 넘는 지분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재벌그룹들이 지난해보다 생명사, 보험사 등에 대해 출자를 늘리면서 전체 그룹을 지배하는 구조가 더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해 금융ㆍ보험사를 가지고 있는 23개 그룹 중 13개 그룹 29개사 금융계열사가 78개 계열회사에 12.58%의 지분을 출자했다. 이는 지난해 9.94%보다 2.64%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출자금의 규모 역시 지난해 2조3,615억원보다 692억원 늘어났다. 공정위 이병주 독점국장은 "재벌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금융계열사 등을 통해 전체 그룹을 지배하는 모습이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현재와 같은 시스템에서는 출자총액제한제 등 대기업집단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공정위의 발?와 관련해 금융감독위원회는 “(대기업 집단의 경영권 문제는)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날 윤증현 금감위원장은 하반기 정례 브리핑을 통해 “지금 논의되는 것처럼 적은 지분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문제는 글로벌한 시각에서 조감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배구조 문제는)기업활동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지 정부가 판단하는 것은 큰 과오를 부를 잠재 위험 요인이 있다”면서 “기업이 많은 수익을 내서 세금 많이 내고 고임금을 지급하고 주주에게 배당하는 것이 국가이익에 도움이 되고 그 것이 가장 훌륭한 지배구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위원장은 “나라와 시대, 업종, 주변여건에 따라 지배구조는 어떤 게 효과적인가 하는 정답이 없다”며 “기업활동의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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