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머징마켓 거품論 확산

최근 러시아 금융시장에 혼란을 몰고 온 러시아 기업 유코 사태를 계기로 주식과 채권 등 이머징 마켓의 금융시장 버블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90년대 후반 겪었던 경제 위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최근 외국인 투자자금을 대거 끌어들이고 있지만, 러시아 사태를 통해 이들 국가들의 근본적인 경제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러시아 사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머징 마켓의 주식과 채권 모든 분야가 고평가 돼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들의 경제 성장은 근본적인 개혁 없이 외형적인 성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 잡지에 따르면 올 들어 이머징 마켓으로의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은 급속히 증가, 채권 펀드의 경우 10월말 현재 이미 지난 해에 비해 4배나 많은 27억달러가 유입됐고, 주식 뮤추얼펀드 역시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주가가 올해 41% 상승한 것으로 비롯, 아시아와 남미ㆍ유럽 이머징 국가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고, 채권 스프레드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 JP모건의 이머징마켓 채권 인덱스에 따르면 이들 국가들의 미 국채 대비 스프레드는 올해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머징 마켓의 경제 개혁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최근 우려에 따라 무엇보다 국가 신용등급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채권쪽에서 돈이 빠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채권 값 하락을 전망했다. 잡지는 또 러시아 사태에서 보듯 경제에 구조적인 충격이 가해질 경우 이들 국가들의 주식 값 폭락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이 중앙은행 역시 자국 증시의 버블 가능성을 지난 달 31일 경고, 이러한 최근 분위기에 힘을 실었다. 타이 중앙은행은 자국 내 주식가격이 올 들어 이미 80%나 올랐다며 이는 경계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타이 증시는 이머징 마켓 가운데서도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이었다. 이와 관련해 타이 언론들은 "타이 중앙은행이 버블론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윤석 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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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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