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또 불거진 유로존 위기] 여름 위기설에 속타는 그리스

"7~8월 만기채권 못막으면 끝장"<br>공기업 정부지분매각 등 서둘러


그리스 정부가 국유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는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추가 지원을 서둘러 받기 위해 발을 구르고 있는 이유는 오는 7월과 8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막는 게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서는 그리스가 여름에 접어들면서 채권 원금 및 이자 상환에 실패해 디폴트에 빠진다는 이른바 '여름 위기설'이 고조되고 있어 그리스 정부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리스가 올해 5월부터 12월까지 갚아야 할 채권의 원금과 이자는 모두 345억6,500만유로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7월 상환 예정 금액이 70억7,800만유로, 8월 111억4,300만유로로 7월과 8월 두 달 동안 갚아야 할 금액이 올해 상환 예정 금액의 절반을 넘는다. 사실상 이번 여름이 그리스 재정위기의 최대 고비라 할 수 있다. 게다가 국제신용평가 업체들이 최근 들어 잇따라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면서 그리스에 대한 시장의 불신은 더욱 심화됐고 이로 인해 그리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고 수준인 17%까지 치솟았다. 불과 3개월 만에 국채 수익률이 6%포인트 이상 높아지면서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그리스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도 암담한 상황이다. 현재 상황을 두고 사이먼 존슨 MIT 경제학교수는 "그들만의 특별한 유럽형 리먼 사태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그리스가 앞으로 5~10년 내에 시장에 다시 접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처럼 그리스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바닥을 치자 그리스 정부는 유로존을 잡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그동안 그리스 정부는 국유자산 매각 일정을 오는 2015년까지 넉넉히 잡고 천천히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유로존의 눈에 들기 위해 서두르는 모습을 보여주기로 한 것이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통신회사 OTE에서부터 국영은행 포스트뱅크, 피레우스ㆍ테살로니키항만, 테살로니키수도 등 공기업에 대한 정부지분 매각을 곧바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사진) 그리스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민영화 프로그램을 논의한 후 "우리는 국가부도의 위협에서 벗어나 국가를 구조조정과 성장의 궤도에 올려놨다. 후퇴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야권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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