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신동혁(申東爀) 한미은행장은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정한 비율 이상으로 대우 여신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쌓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주주들에 대한 배당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申행장은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더라도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은행은 지난 97년 외환위기로 적자냈을 때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배당을 거른 적이 없다. 그러나 올해 흑자를 내고서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금감위는 은행들이 대우 여신에 대해 20% 정도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권장하고 있다. 일시에 충당금을 쌓을 경우 은행의 재무상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2000년까지 10%씩 나눠서 충당금을 적립하는 것도 허용키로 했다.
한미은행의 대우그룹 여신은 1조3,100억원. 이중 ㈜대우에 대해서는 최대 50%의 충당금을 적립하고 대우중공업 등 다른 계열사에 대해서도 30%까지 충당금을 쌓을 방침이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미래상환능력기준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을 경우 4,350억원 정도 충당금이 필요한 것으로 1차 분석됐다』며 『지점별 대우 여신을 2차로 파악,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다시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대우관련 충당금 규모는 4,5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은행측은 전망했다.
한미은행은 대손충당금을 쌓더라도 올해 700억~800억원 정도 순이익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은행은 지난해에도 같은 방법으로 순이익을 대폭 줄였다. 한미은행은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115% 이상 적립, 순이익을 500억원대로 낮췄다.
정부 제시 기준으로 충당금을 적립했다면 한미은행의 98년도 순이익은 1,100억원에 달한다.
증권전문가들은 한미은행이 자산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흑자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하지 않는 것은 주주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미은행의 최근 3년간 손익현황
(단위: 억원, %)
96년 12월 97년 12월 98년 12월 99년 6월
영업수익 5,639.7 12,750.2 29,263.9 12,297.4
영업이익 363.5 △371.6 2,032.4 1,028.0
순이익 288.1 △371.0 534.1 1,550.1
배당률 현금8.0 무배당 현금5.0 -
정명수기자ILIGHT3@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