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재영의 남성학] 발기부전

정력제 과신말고 전문의 치료 받아야

의무방어전도 치르지 못해 아내 옷깃만 스쳐도 경기를 일으키는 경처가가 있었다. 도저히 이대로는 살 수 없다고 신세를 한탄하던 중에 발기부전 치료제를 구했다. 기대에 들떠 약을 먹자마자 아내에게 돌진했다. 그러나 고개 숙인 심벌은 미동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화가 난 아내가 ‘비키그라’며 소리를 지르자, 모기 소리로 ‘참~그라’라고 했다는 유머다. 복용법을 잘 모른 탓에 벌어진 해프닝인데 비아그라가 독주하던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시알리스와 레비트라가 도전장을 내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또 국내 제약사에 의해 토종 치료제인 자이데나(zydena)도 시판을 앞두고 있다. 자이데나는 ‘잘 돼나’를 연상시키는데, 연인을 뜻하는 라틴어 zygius와 해결사를 의미하는 denodo의 합성어라고 한다. 조사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40대 이상 남성의 절반가량이 발기부전을 겪고 있다. 심각한 발기부전에서부터 발기강도가 약하거나, 발기 지속시간이 짧은 경미한 증세 등 다양하다. 인류는 원시시대부터 정력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정력이 남성의 자존심이자 힘을 상징했기 때문인데, 중세 유럽에서는 발기부전일 경우 법정에서 이혼판결을 받았다. 발기부전이란 의심을 받으면 증인들 앞에서 발기력을 증명해야 했는데, 설령 의혹이 해소되어도 놀림감이 되었다. 잠자리가 시원찮거나 뜸해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도 ‘신라법사비방’이라는 책에는 발기부전치료제가 기록돼 있다. 스님들이 제조한 이 정력제는 100일 동안 말린 말벌을 가루 낸 것으로, 절반은 술에 타 마시고, 나머지는 개어서 심벌에 바르면 정력이 향상되는 약제로 알려져 비싼 값에 팔렸다. 고대의 정력제는 유감주술에 따라 대부분 심벌을 닮은 것이 많았는데, 바나나 버섯 굴 조개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지칠 줄 모르는 정력을 과시하는 물개의 해구신이나 벌의 꿀도 정력제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문헌에 전하는 최고의 정력제는 물집청가리이다.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곤충으로 독성이 높아 1g 내외의 가루 분말만 섭취해도 즉사하는 위험이 따랐지만, 최음효과가 높아 애용했다. 18세기 프랑스에서는 이 가루를 복용한 남성이 영구발기 상태가 되어 하룻밤에 무려 40회나 아내의 배에 올랐다가 사망해 사용이 금지됐다. 아프리카 남부에서는 이 벌레를 부카부카라고 부르는데, ‘일어나! 일어나!’라는 뜻이다. 인류가 정력제를 갈구하고, 심지어 회춘을 위해 소녀동침의 풍속을 만들어 낸 근본적인 원인은 조루와 발기부전이다. 짧은 시간과 고개 숙인 심벌은 원활한 성생활을 방해하는 치명적 장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력제는 영양제보다도 효능이 없다. 따라서 강한 남성을 원한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신이나 민간요법보다는 첨단의학을 믿는 것이 현명하다. 퍼스트비뇨기과원장 drkim@drim2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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