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가해자 10명 가운데 8명은 피해자와 아는 사람인 것으로 조사됐다.
4일 한국성폭력상담소(소장 이미경)가 분석한 '2004년 성폭력 상담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상담건수 2천362건 가운데 피해자와 가해자가 아는 관계인 경우가 79.9%로 나타났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직장내 26.8%, 친족 11.4%, 학교나 학원 내 9.5% 등의 순이었다.
상담소가 사회적 지위가 있는 가해자의 직종을 파악한 결과 ▲교사나 교수 등교육자 100건(4.2%) ▲의사 등 의료기관 종사자 58건(2.5%) ▲공무원 등 공직자 18건(0.8%) ▲목사 등 성직자 12건(0.5%) 등이었다.
상담소는 "이들 성폭력 건수가 전체의 8.4%로 나타나 사회지도층이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성폭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해자가 청소년인 경우가 전체 상담건수의 7.7%였고, 이 가운데 피해자연령대가 청소년(47.5%), 어린이(25.1%), 유아(16.9%) 등으로 미성년자인 비율이 89.5%였다.
가해자가 청소년인 경우 피해 유형은 강간이 44.8%로 가장 많았다.
상담소는 소년법 적용으로 처벌이 약하게 내려져 피해자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며 미성년자라 해서 무조건 관대한 처벌을 내리는 것보다 잘못된 인식을 변화시킬수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함께 어렸을 때 친족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뒤 20세 이상 성인이 돼 상담을 한 경우가 95건으로 집계됐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고소가 불가능한 사례가 많았다며 성폭력 피해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연장이 필요하다고 상담소는 지적했다.
지난해 전체 상담건수 가운데 고소가 이뤄진 건은 18.6%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