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인도를 포함한 세계 주요 국가들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세계 경제가 강력한 회복세를 타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세계 경기회복 국면에서 낙오자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3분기 8.2%, 4분기 4.3%의 높은 성장을 기록함으로써 연간 실질성장률이 3.1%에 달했다.
일본 역시 지난해 4분기 중 13년만의 최고수준인 연율 7%의 높은 성장을 기록해 장기불황에서 헤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사스 등과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9.9%의 고도성장을 이어갔고 인도 러시아 폴란드 체코 등 대부분의 나라들이 건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지난해 4분기중 성장률이 2.9%에 그쳐 세계 주요 국가들 중에서 가장 낮은 성장에 그쳤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실업률이 증가하고 신설법인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체감경기가 갈수록 얼어붙고 있는 실정이다. 말 그대로 저성장 고실업의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이런 추세로 가는 경우 올해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인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5%정도의 실질 성장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자칫하면 세계 경제 회복대열에서 낙오자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우리경제가 세계 경제의 회복 대열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내부적인 불안요인부터 해소해야 한다. 신용불량문제를 비롯한 구조적인 문제를 미봉책이 아니라 시장원리에 입각해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 둘째, 정책불안과 노동불안을 해소하고 기업활동을 저해는 각종 규제를 글로벌 기준에 맞추어 과감하게 개혁함으로써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기업의욕을 북돋워야 한다. 특히 적대적인 노사관계를 협력적인 노사관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부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아울러 투자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수도권규제를 비롯해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기업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규제와 제도부터 시급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시장원리에 입각한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부실과 비능률을 제거함으로써 우리경제에 대한 대외 신인도를 높여야 한다. 부동산투기와 지대추구 활동과 같은 반시장적인 동기에 의해 경제가 굴러가는 게 아니라 기술과 투명경영으로 경제전반의 효율이 높아지고 신뢰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구조적인 문제를 덮어놓고 투기와 인플레적인 방법에 의한 경제성장으로는 결코 장기 안정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우리경제는 성장이냐 낙오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세계 경제성장 대열에 합류하려면 내부적인 전열부터 다시 가다듬어야 한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