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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열린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기업 불공정거래에 대한 늑장조사, 퇴직자의 산하·감독기관에 대한 재취업 러시를 일컫는 공피아(공정위+마피아) 적폐가 각각 도마에 올랐다.
우선 중소기업들을 구제하기 위한 공정위의 조사기간이 평균 195일에 달해 늑장대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우택 정무위원장은 노대래 공정위원장에게 "중소기업들이 공정위에 불공정거래 피해를 제소해도 늑장조사로 일관해 문제가 심각하다"고 질타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공정거래법·하도급법·가맹사업법 등 위반으로 제소해도 조사기간이 평균 195일 소요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조사기간이 1년을 넘기는 건수도 지난 2011~2013년 138건이 넘었고 최장 1,076일이 소요된 사건도 있었다.
직권조사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보다 후퇴한 사실도 밝혀졌다.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공정위의 지난해 직권조사 건수는 1,053건으로 2012년 1,462건과 비교해 28% 줄었다"며 공정위의 의지 부족을 비판했다.
공정위의 '담합 근절 의지'가 의심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은 "2009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3회 이상 입찰 담합으로 적발된 기업은 총 44개로 적발건수는 214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국감에서는 공피아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공정위 산하기관 2곳과 공정위가 개별 법령에 따라 설립한 공제조합 4곳이 공정위 출신들로 채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9년부터 올해 8월까지 4급 이상 퇴직자 수 총 56명 중 재취업자 수가 34명(60.7%)이나 됐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11명, 산하·유관기관 10명, 민간기업 12명 등이었다. 김 의원은 "공정위 출신이 기업을 대변하는 법무법인, 민간기업의 사외이사 자리로 옮기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기준 새정치연합 의원은 아예 '공피아 지도'를 공개하며 "한국소비자원·한국공정거래조정원 등 2개 공공기관과 한국공정경쟁연합회·직접판매공제조합·특수판매공제조합·한국상조공제조합·상조보증공제조합 등 민간 공제조합에 공정위 퇴직 공무원들이 '낙하산'으로 내려가 취업하는 관행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는 일반증인으로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 이갑수 이마트 영업총괄 대표이사 등 유통3사 대표를 비롯해 장민상 농심 부사장, 장득수 한국상조공제조합 이사장, 박대준 쿠팡(포워드벤처스) 그룹장, 송철욱 티켓몬스터 전무, 최태경 한성자동차 전무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