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에볼라 확산 속도가 국제사회의 기존 물적지원 속도를 앞질렀다면서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 등 기존의 최대 지원국들이 다른 나라들의 지원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에볼라 억제를 위해 전 세계 31개국이 지원했거나 지원 중인 금액은 8억7,000만달러(약 9,240억원)에 달한다. 이중 미국(3억5,000만달러), 영국(1억9,900만달러), 프랑스(8,800만달러), 일본(4,210만달러), 중국(3,700만달러) 등 5개국이 약 82%를 부담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지원으로도 급증하는 자금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경우 에볼라와 관련해 최근까지 2억5,700만달러의 지원을 받았지만 이 정도 자금으로는 필요경비의 26%밖에 충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유엔은 에볼라 저지를 위해 향후 6개월간 10억달러에 육박하는 비용이 추가로 소요되리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자금난이 심화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만장일치로 "모든 회원국과 국제기구는 (에볼라 퇴치를 위한) 재정적·물적 지원을 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발표문을 냈다.
이런 가운데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병국들에서는 에볼라 창궐의 여파로 식량난도 악화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주민들이 에볼라 감염이 아니라도 굶어 죽게 생겼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국가 농림장관들은 "에볼라로 식량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15일 에볼라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던 세 번째 환자 앰버 빈슨(26)이 발병 증상이 나타나기 직전에 나흘간 비행기를 타고 다른 지역을 왕래했던 사실이 발표되면서 공포가 확산됐다. 빈슨은 10일 텍사스주 댈러스 포트워스공항에서 프런티어항공 1142편을 타고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의 애크런 지역을 찾아 가족을 만난 뒤 13일 오후 프런티어항공 1143편으로 댈러스에 돌아왔다. 빈슨은 당시 공항의 체온검사 등 검역과정에서 이상징후를 나타내지 않았으나 14일 고열 등 발병증세를 보여 즉시 격리 조치됐다. 이 여파로 항공 관련주가 다시 한번 찬물을 뒤집어쓰는 등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백악관에서 핵심 참모들과 긴급대책을 열고 더욱 공격적인 대응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