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천안함과 韓·中·日 관광산업

남 상 만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


올 들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행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활기를 찾고 있는 관광업계가 불안해하고 있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해 침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광산업 분야에도 부정적 파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2010~2012 한국방문의해’의 야심 찬 원년을 맞아 외래 관광객 1,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관광업계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시점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다른 산업보다 외부 환경이나 경기 흐름에 따라 기반이 흔들릴 정도로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에도 경기 침체와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 등으로 불황을 겪었다. 그러나 올 1ㆍ4분기 해외관광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1.2% 늘었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현안은 해외관광객 증가보다 방한 외래관광객 유치, 즉 인바운드 시장 활성화다. 외래관광객의 경우 지난해 약 781만명이 입국해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최근의 업계 기류는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래관광객의 50%를 상회하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서도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외부적 요인으로 단정할 수 없지만 이들 경쟁국가의 경쟁시장 동향을 보면 한마디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관광객은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일본에도 밀리는 등 ‘샌드위치’ 상태인 것으로 지적된다. 지난 4월 말과 5월 초로 이어지는 일본의 골든위크와 중국의 노동절 연휴가 있었지만 우리 관광업계는 유치 목표에 못 미쳤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웃나라 일본은 중국 관광객을 잡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톡톡히 재미를 봤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일본을 찾은 중국 관광객 중에는 1,000만원 이상 쇼핑을 하는 관광객이 있었는가 하면 이러한 큰손 중국 관광객을 맞기 위해 도쿠시마현 지사 등 지자체장이 직접 공항에 나와 중국 관광객을 맞기도 했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이렇게 되자 일본 정부까지 나서 그동안 부유층에만 제한했던 중국인 개인관광 비자를 오는 7월부터 대폭 완화해 발급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해 100만명 정도였던 중국인 관광객이 10년 뒤 지금보다 6배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또한 중국 관광객의 방문으로 현재 5,000억엔에 달하는 일본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국 관광객이 연간 120만명에 달한다. 그리고 중국 관광객 한명이 서울에서 다른 외국인 관광객보다 30%나 많은 약 2,200달러를 쓴다는 통계가 나왔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올 들어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 중 손 큰 고객이 일본인에서 중국인으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게다가 위안화 강세에다 비자발급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중국인들이 한국을 쉽게 찾고 있는 것이다.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2004년 244만명을 기록한 후 지난해에는 사상 최초로 300만명을 달성했다. 이렇듯 우리 관광업계는 중국 및 일본인 관광객을 적극 끌어들여야 한다. 또 세계 최대 관광시장인 중국ㆍ일본 사이의 지정학적 이점과 왕성한 국내 관광수요라는 잠재력을 가진 우리나라 관광산업을 위해 앞으로 2~3년이 중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국내 관광업계는 천안함 사건에 따른 대응조치와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관계, 특히 한중 관계의 이상기류가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한 불안감에 직면해 있다. 우리 정부가 외교적 역량을 집중해 한중 관계를 우리 측에 유리하게 대처하고 있으나 관광업계 측면에서 볼 때는 어느 때보다 고민을 깊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무엇보다 우리 정부의 역할과 역량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한ㆍ중ㆍ일 3국이 관광시장을 놓고 무한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점에서 관광업계가 외부 환경이나 경기 흐름에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치밀하고도 다각적인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