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인천지역 관광업계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16일 이후 서해 5도 등 섬지역 관광객들이 평소보다 70∼90% 감소했다. 매년 날씨가 따뜻해지는 4∼5월 주말이면 백령도에는 평균 200~300여명의 관광객이 입도했지만 현재 50∼70명으로 크게 줄었다. 덕적도는 봄철 주말에 평균 1,000여명의 관광객이 몰릴 정도로 인기 있는 여행지이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주말 관광객이 30∼50여명으로 감소했다. 덕적도 외 섬지역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 여행사 대표 안모(53)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예약된 단체손님이 모두 여행을 취소했다"며 "성수기가 시작되는 4월에 관광객이 크게 줄어 경영이 어려운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기상악화와 함께 인천과 섬지역을 오가는 여객선들의 잇단 운항 중단도 관광객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로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5일간 서해 상에 짙은 안개가 껴 인천과 섬지역을 오가는 여객선들이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이용객들은 관광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했으며 섬 주민들은 이틀에 한 번 운항하는 만원 여객선에 오르는 상황이다.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사고 수습 등의 이유로 21일부터 인천∼제주, 인천∼백령도 등 3개 항로 4척의 여객선 운항을 중단했다.
문제는 관광객 감소 현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여객선을 이용하는 관광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관광 자체를 꺼리는 사회 분위기가 팽창할 것이라는 게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인천 섬지역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이모(58)씨는 "개인이나 가족단위 관광객들보다 기업과 관공서 단체 관광객들이 여행을 취소하는 게 타격이 크다"며 "기업이나 관공서는 사회 분위기에 민감해 당분간 단체관광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여행사 대표 박모(55)씨는 "당장 4·5월에 관광객이 줄어드는 게 문제가 아니라 성수기인 8∼10월까지 관광 기피 현상이 지속될까봐 걱정"이라며 "오는 6월과 9월에 각각 개최되는 월드컵 축구대회와 아시안게임까지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