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재영의 남성학] 화무십일홍

몸관리 소홀하면 30대 발기부전

‘화류계 몸이라고 한 많은 신세. 울면서 웃어야 할 한 많은 신세. 눈물로 지는 꽃을 거둘 수 없어 이 밤에 또 한 송이 시들어 지네.’ 개화기 기생들이 많이 거주했던 다동(茶洞)의 골목길에서 들을 수 있던 신세타령이다. 기생은 천민이었으나 상대하는 남성들이 고관대작이나 지도층들이기 때문에 춤과 노래, 악기 연주는 물론이고 시서화(詩書畵)에 능통한 교양인이자 ‘전문 직업인’이었다. 하지만 기예로 조선팔도의 한량들로부터 선망을 받는 명기는 극히 일부였고 대부분 첩살이나 작부로 몸과 웃음을 팔아 연명했다. 개화기 장안을 떠들썩하게 했던 기생 김춘외춘(金春外春)의 삶이 바로 그렇다. 그녀는 16세에 기생이 되었는데 ‘조선신문 주최 조선 미인 투표에서 2등에 뽑히며 조선 안에 있는 수 삼백 명 미인 중에서도 둘째 자리를 점령하여 그 아리따운 얼굴이 조선신문 상에 밝히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녀는 22세 때 부호의 아들과 살림을 차려 3년간 동거를 했으나 끝내 버림받고 화류계로 복귀했다. 하지만 25살의 춘외춘은 더 이상 봄에 피어난 꽃이 아니었으니 화장 독에 피부가 쭈글쭈글해져 찾는 손님이 없어 생계가 곤궁한 형편지경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야말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었으니 젊음도 한 때였다. 그런 점에서 남성들 역시 젊어서 건강을 관리하지 않으면 일찍 조로 현상을 겪게 되는데 과거 50대 중반에서나 나타나던 발기부전이 30대부터 흔하게 나타나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최근 대한남성과학회가 전국 단위로 실시한 ‘국내 발기부전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49.8%가 발기부전 증세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무작위로 추출한 전국의 40~80세 남성 1,57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진 조사결과 40대 33.2%, 50대 59.3%, 60대 79.7%, 70대 82%가 발기부전을 겪고 있었다. 남성의 심벌에는 뼈가 없기 때문에 발기부전이라는 치명적인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첨단 현대의학은 보형물을 비롯한 다양한 수술요법과 약물요법으로 고개 숙인 남성의 자존심을 다시 일어서게 한다. 문제가 있다면 즉시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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