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집트 정정불안에 수에즈운하 안전 비상

이슬람 무장단체 잇단 테러 위협

폐쇄땐 국제 에너지 시장 큰 타격


이집트 정정불안으로 세계 에너지의 주요 수송로인 수에즈운하의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집트 정부에 경제적 타격을 가할 목적으로 이슬람 무장세력이 수에즈운하를 운항하는 선박들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만약 수에즈운하가 막힐 경우 이집트 경제는 물론 국제 에너지 시장에도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3일(현지시간) 미국 육군사관학교 대테러연구센터(CTC)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시나이반도에서 활개치는 이슬람 무장조직이 수에즈운하 혹은 운하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카에다와 연계한 안사르 베이트 알마키디스를 비롯한 이 지역 내 무장조직은 그간 병영·경찰서 등 치안시설 및 공공기관 공격에 주력해왔지만 이제는 경제적 타격을 주기로 작정했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달 알마키디스는 요르단으로 통하는 천연가스 운송관을 폭파해 이 같은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데이비드 버닛 미 민주방위재단(FDD) 중동 전문가는 "이들이 이집트에 경제적 충격을 줄 목적이라면 수에즈운하는 테러 목표 1순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8월 중국 화물선에 대한 로켓포 공격 등 지난해 수에즈운하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은 2건에 불과하다. 그러나 크고 작은 이슬람 근본주의 조직들의 테러 경고가 잇따르면서 운하의 안전에 대한 불안이 급증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폭탄을 실은 보트를 화물선에 충돌시키거나 거대한 선박을 수장시켜 뱃길을 차단하는 형태의 테러를 우려하고 있다. 스티븐 쿡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CTC의 경고 이후 이집트군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보안을 강화했지만 이들조차 운하의 안전을 장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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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수에즈운하는 이집트 정부의 중요한 수입원이다. 수에즈운하청(SCA)이 직접 경영하는 수에즈운하에서는 연평균 50억달러의 통행료가 걷힌다. 이집트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하는 액수다. 이 때문에 호스니 무바라크든 무함마드 무르시든 이집트 역대정권은 수에즈운하 지키기에 전력을 다해왔다고 FP는 전했다.

무엇보다도 수에즈운하가 세계 각지로 에너지를 수송하는 핵심 통로라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테러 공격이 낳을 피해를 더욱 걱정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세계 일일 원유 이동량의 7% 수준인 원유 220만배럴이 매일 수에즈를 지나 유럽과 북미 등지로 향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비중도 12%를 차지한다. 국제 안보컨설팅 업체인 수판그룹은 "테러 공격이 국제사회에 끼칠 심대한 충격을 고려하면 수에즈운하는 극단주의자들에게 정말 매력적인 목표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수에즈운하가 마지막으로 폐쇄된 때는 1967~1975년으로 제3차 아랍·이스라엘 전쟁이 야기한 중동 갈등악화가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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