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7일] 주가급락 책임공방 보다는···.

주식시장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코스피지수 2,000선 재돌파 여부를 저울질하던 장밋빛 전망은 사라진 지 오래다. 심리적 저항선이던 1,700선을 내준 것도 모자라 이제는 1,500선 지지 여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쪽에서는 1,200선까지 후퇴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시장이 불안하자 흉흉한 소문도 나돈다. 얼마 전 여의도 증권가에는 모 증권사 간부가 투자실패를 비관해 자살했다는 루머가 나돌았다. 다행히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면서 한바탕 소동으로 끝났지만 비슷한 루머가 또다시 등장할지 모를 일이다. 그만큼 시장여건이 좋지 않고 투자자들 사이에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늘 그렇듯 시장이 망가지면 책임공방이 벌어진다. 투자자는 묻는다. “무조건 오른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딴소리냐. 책임져라.” 증권사는 대개 지수가 급락하면 밸류에이션 메리트를 꺼내고 지수가 반등하면 추세적 반등을 얘기하곤 한다. 투자자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날 선 비난을 받는 증권사는 이에 항변한다. “전망은 전망일 뿐이다. 정확한 예측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전망이 틀릴 수도 있다. 투자결정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 불완전판매 같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어쨌든 투자를 결정한 건 투자자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증권사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비겁한 양비론 혹은 양시론이란 비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말을 꺼내는 건 시장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야말로 각자의 과오를 반추해볼 최적의 시점이 아닌가 하는 판단에서다. 인류가 진보하는 이상 경제는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 성장에 베팅하고 성장의 과실을 따먹는다는 면에서 주식시장만큼 훌륭한 재테크 수단도 없다. 다만 이는 주식시장 참여자 간에 상호신뢰가 확보돼야 한다는 전제에서 성립한다. 모두가 불안해 하는 이 시점에 시장참여자들 모두 그동안의 행동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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