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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협상 타결] 한일 관계 새출발 기회… 자국 여론 어떻게 설득할지
입력2015.12.28 18:17:39
수정
2015.12.28 18:17:39
전문가 진단
'법적 책임' 빠졌지만 日정부 사실상 책임 인정
피해자 재단 예산지원 등 '사사에안' 보다 진전
| 윤병세(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2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부청사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마친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 한일관계는 새로운 미래를 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권욱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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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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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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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창수 세종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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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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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과 일본 정부의 절충점이 도출된 28일 한일 외교장관회담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라는 의견이 나온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합의문에 '법적 책임'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일본 정부 차원의 책임 인정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법적 해결이라기보다는 정치적 해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 교수는 이번 합의 내용에 대해 일본 정부 차원의 책임 인정 및 피해자 지원 재단에 대한 예산 지원 등을 근거로 일본 정부가 지난 2012년 3월 방한한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사무차관을 통해 제시한 해결책인 '사사에안'보다 진전된 것으로 평가했다.
사사에안은 △일본 총리의 직접 사과 △주한 일본대사의 피해자 면담 및 사과 △일본 정부 예산을 통한 피해자 배·보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 차원의 법적 책임 인정이 미흡하다는 이유 등으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도 "법적 책임이라는 단어가 합의문에 들어갔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본 정부가 책임을 지고 사과를 하면 법적 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에 대한 일본 정부 예산 출연 역시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을 지고 사죄한 것과 같다"고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미 1993년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일본 정부에 물질적 보상 대신 철저한 진상규명 등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민 여론의 향방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이번 합의안에 그동안 우리 정부가 요구해온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분명히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창수 세종연구소장은 "양국 정부가 정치적 결단을 내린 만큼 각자 국내 여론을 잘 설득해 양국 관계를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 정부도 이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는 하나의 주제 대신 전체 한일관계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 여론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지속적으로 이전을 요구해온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이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소녀상은 민간 차원에서 설치한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이번 한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는 "한국 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응방향에 대해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측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이다.
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과제로 시민사회 및 피해 당사자들의 협상 결과 수용 여부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소송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삼권분립 원칙이 있는 만큼 사법부의 향후 판결이 이번 협상 결과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사법부와 행정부의 입장이 차이가 나게 된다면 한일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국 정부가 수교 50주년을 맞은 해에 최대 난제로 꼽혀온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한 만큼 경제·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 내 혐한감정 등으로 수그러든 한류 열풍을 되살리는 게 과제다. 북핵 문제 등 안보 분야에서도 한미일 동맹을 바탕으로 한 일본과의 협력이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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