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지방 '깡통단지'속출 우려

부산·대구등 주요대도시 공급과잉 후유증<br>올 입주 앞둔 대단지도 분양권 매물 쌓여<br>일부 저층 수백만원 마이너스 프리미엄도


올해 부산ㆍ대구 등 주요 대도시에서 입주 후에도 집이 비어있는 ‘깡통 아파트’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건설업체들이 지방 분양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며 빚어진 공급 과잉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산 지역에서 1ㆍ4분기중 입주하는 1만2,300여가구를 비롯해 올해 입주 예정인 3만여가구 아파트의 대부분이 2~3년전 분양가 수준의 시세를 맴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저층이나 브랜드 이미지가 낮은 경우에는 수백만원대의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형성돼 있다. 특히 동래구 온천동의 ‘반도보라 스카이뷰(1,149가구)’를 필두로 해운대구 재송동의 ‘해운대 e-편한세상(1,190가구)’, 연제구 거제동의 ‘월드메르디앙(1,156가구)’, 금정구 구서동의 ‘롯데캐슬골드(3,654가구)’ 등 브랜드 이미지가 좋은 대단지마저 분양가 수준의 분양권 매물이 잔뜩 쌓여있다. 부산 최고의 부촌으로 떠오른 해운대구에서도 우동의 일부 대형평형 분양권에만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은 정도다. 재송동 J공인의 한 관계자는 “투자 목적으로 3,000만원 정도의 웃돈을 얹어 분양권을 샀던 사람도 꽤 많다”며 “그동안의 금융비용과 학교용지 부담금까지 합해 상당한 손해를 감수하고 분양가 수준에 내놓아도 잘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온천동 S공인 관계자도 “웃돈 얹어 샀던 사람의 상당수는 상당기간 (부담을) 안고 가더라도 분양가 이하로는 도저히 못팔겠다는 생각”이라며 “입주가 시작돼도 한동안 빈 집이 많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분양이 전매제한 등 규제가 많고 신규택지도 고갈된 수도권을 벗어나 부산ㆍ대구 등 광역시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보업체 부동산114 부산지사의 한 관계자는 “공급 과잉의 후유증에 더해 입주가 연기된 단지들까지 올 상반기에 대거 몰리면서 시장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며 “입주 임박한 아파트들의 약세가 인근의 기존 아파트로까지 확산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올해 부산에는 정관 신도시와 명지주거단지 등 대규모 택지지구를 포함해 신규 아파트 5만1,000여가구가 새로 분양될 예정이다. 부산의 뒤를 이어 지난해부터 뜨거운 분양열기를 보이고 있는 대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대구의 입주물량은 약 1만9,100가구. 이 중 ‘대구의 강남’이라는 수성구에서도 최상급 입지인 범어동 정도만 4,000만~6,000만원의 웃돈이 붙었을 뿐 다른 지역의 분양권은 분양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256가구의 미니신도시급 단지인 수성구 황금동의 ‘롯데캐슬골드’는 8월 입주까지 아직 여유가 있다고는 해도 수백만원대 마이너스 프리미엄에 나온 매물이 적지 않은 형편이다. 대구 역시 올해 신규 분양물량이 부산에 버금가는 4만2,000여 가구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지방 대도시는 1년후 전매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유명 건설사들이 앞다퉈 분양에 나서면서 공급 과잉은 물론 가수요로 인한 거품도 끼고 분양가도 비쌌다”며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