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철썩같이 믿었던 수출마저…

올 누적 무역적자 190억弗로 급증<br>10월도 적자예상…정부 발등에 불

실물경기 침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곳이 수출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반도체 등 주력 수출상품이 직격탄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0월을 기점으로 무역수지가 소폭 흑자를 보인 뒤 오는 11ㆍ12월에는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도 어긋날 모양새다. 정부는 그동안 10월을 기점으로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10월마저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농후해지면서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더구나 내년 수출환경은 올해보다 더 나빠져 수출증가율이 한자릿수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와 수출둔화로 경기침체의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16일 지식경제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10일까지의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190억달러로 급증했다. 지난 9월까지 누계 무역적자 규모인 142억달러보다 48억달러가량 늘어난 수치다. 비록 수출이 월말에 몰리는 특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10월 상순의 무역적자 흐름은 무역수지 전반의 흐름을 흑자로 전환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10일까지의 수출증가율도 둔화됐다. 이달 1~10일 수출은 11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9월까지의 평균 수출증가율, 22.9%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졌다. 지경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10일까지의 수치만 가지고 수출 흐름을 예단할 수 없다”면서 “오는 20일까지의 수출통계를 봐야 10월의 흐름을 전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0일까지의 추세를 볼 때 이달에도 획기적인 무역수지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도 “10일까지 수출 흐름이 좋았다면 10월은 무역수지 흑자를 기대해도 될 텐데 일단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중순 이후 수출에 박차를 가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올해 평균 수출증가율을 20.7%로 전망했는데 이는 9월까지의 평균 증가율(22.9%)보다 낮다. 기대하고 있는 10~12월의 수출증가율은 9월까지의 평균치보다는 더 낮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선진국 등의 경기가 빠르게 식으면서 주요 품목의 수출증가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소비재인 섬유류 수출이 꺾일 것으로 전망되고 자동차 역시 미국뿐 아니라 유럽 시장의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는 단가하락과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정부는 예측하고 있다. 더구나 4ㆍ4분기의 경우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특수로 수출이 급증해야 하지만 경기침체로 특수가 실종된 상태다. 내년은 더 문제다. 선진국의 경기침체는 신흥 개발도상국으로 전파되는데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강도는 개도국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한국의 수출이 69%에 이르고 있는 개도국마저 경기침체에 휩쓸릴 경우 수출은 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년의 수출증가율은 8.3%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도국의 경기침체로 그동안 호조를 보였던 기계와 화학 등도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이에 따라 최근 무역을 중심으로 중소기업과 외국인 투자, 10대 업종 등 분야별로 미국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제 파급 상황을 점검하는 실무대책반을 구성했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실물경기에까지 퍼진 상황에서 수출둔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지 않겠느냐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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