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세 자릿수에 계속 머물 경우 2003년 이후 작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한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은 올해 한 자릿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 장재철 수석연구원은 22일 '환율하락, 수출에 얼마나 치명적인가'라는 분석에서 "올해 원.달러 환율이 세 자릿수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이 경우 수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해말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평균 환율을 1천14원으로 가정한 가운데 수출증가율을 9.2%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환율 전망치를 960~970원선까지 대폭낮추는 것을 검토 중인만큼, 수출 증가율 두 자릿수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 연구원은 "한.중.일 3국의 수출 상위 20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한국과 중국은 8개 품목, 한국과 일본은 11개 품목이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따라 원화강세는 우리나라 수출의 가격 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미(對美) 수출이 전년대비 4% 줄고 특히 휴대전화의 수출 증가율이 46.7%에서 26%로 크게 떨어진 것은 모두 환율 하락에 따른 경쟁력 약화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의 35% 정도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환율 변동에 더욱취약해 지난해 수출 증가율이 5% 안팎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장 연구원은 우리나라 환율과 수출의 동행성이 지난 2004년 이후 더욱 강해졌다고 소개했다.
외환위기 이후 2003년까지는 원.달러 환율 변동이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2004년 이후 원화가 달러당 1천100원을 밑돌면서 수출기업들이 수출가격인하 등을 통해 채산성 악화를 감내하기 힘든 상황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그는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1천원 안팎으로 크게 떨어진 작년 2.4분기에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전년 동기대비)이 9%까지 추락한 사실을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세 자릿수 환율 시대에 수출기업들은 기본적으로 품질 및 생산성제고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미국의 정책금리 변화나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환리스크 관리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