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0일 9.03%였던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 6일 9.16%로 0.13%포인트 상승했으며, 7일에도 0.01%포인트 올랐다. 또한 올들어 지난 4일까지 한자릿수 금리(9.95%)를 유지하던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7일 현재 10.14%로 0.19%포인트 뛰어 올랐다.증권업계는 지난해 연말 이탈자금의 채권시장 재유입으로 매수세는 살아나고 있지만 매입대상이 만기 2년 이하의 중·단기물 위주인데다 금리상승 기대감으로 여전히 매수호가가 높게 형성되고 있어 장기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시장의 주요 매매주체인 투신권이 오는 2월 8일의 대우채펀드 95% 환매를 앞두고 매물을 늘리는 추세에 있고, 특히 4월 총선 이후의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융당국이 통화정책을 긴축(금리 인상)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금리상승 기조를 점치게 하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물론 한국은행은 금융시장의 안정기조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1월중 콜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방향으로 운용하겠다고 발표, 단기금리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단기금리의 현상유지를 통해 장기금리의 상승억제를 유도하기는 힘들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그동안 정부의 인위적인 시장개입으로 장·단기 금리간 스프레드가 정상적으로 유지되지 못한데다, 장기금리는 시장상황을 반영하지 못해 지표금리(협회 고시수익률)와 실세금리의 괴리도가 크게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 채권시장은 그동안 지표금리와 실세금리의 지나친 격차로 인해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고시수익률이 9%대임에도 실제 거래는 10%대 에서 거래되는 상황이 비일비재 했다.
이때문에 시장에서는 최근의 장기금리 상승을 지표금리의 현실화, 시장 메카니즘의 회복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하다.
지난 6일 있었던 한전채 입찰에서 5년물은 10.70%, 3년물은 10.20%에 낙찰된 것도 채권거래가 실세금리하에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이같은 시장 분위기 때문인지 일부에서는 정부의 금리상승 수용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즉 정부가 한자릿수 금리에 연연하지 않고 시장기능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3년만기 회사채 금리가 두자릿수에 접어 들었음에도 채권시장안정기금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서도 어느정도 흔적을 읽을 수 있다.
증권업계는 당분간 장기금리가 일정수준까지 오르더라도 금융시장 불안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시수익률이 상승(채권값 하락)함에 따라 기관들이 우량채를 중심으로 선취매를 형성, 상승폭을 줄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연말결산으로 인해 채권매수에 나서지 못했던 은행권과 보험권도 조만간 시장참여 폭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특히 지표금리(3년만기 회사채 기준)가 10.50% 이상을 넘어서지 않으면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물론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이 늦어도 3월말로 채안기금을 해체하겠다고 밝혀 단기적인 금리불안 요인은 있지만, 채안기금 해체는 이미 노출된 재료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은행권에 국공채뿐만 아니라 회사채의 인수·판매업무를 허용하겠다는 발언도 채권시장의 매수기반 확대를 염두에 둔 것인 만큼 금리에 대한 변동성을 높히는 이유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구영기자GY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