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 폐막 후 기자회견을 갖고 아프리카에 대한 새로운 안보와 경제 구상을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아프리카 지역의 안보 및 치안환경 개선을 위해 유엔과 아프리카연합의 평화유지 활동을 지원할 아프리카 자체 ‘신속대응군’ 창설 지원에 관한 ‘아프리카평화유지신속대응파트너십’(APRRP) 계획을 발표했다. 신속대응군은 일종의 평화유지군으로 에티오피아와 가나, 르완다, 세네갈, 탄자니아, 우간다 등 그동안 평화유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6개국을 중심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이외의 국가도 참여한다. 미국은 이를 위해 향후 3∼5년 동안 매년 1억1,000만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경제 분야에선 미국의 일자리 창출과 아프리카 전체의 발전을 위한 330억달러(약 34조원) 규모의 투자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전체 330억달러 중 140억달러는 코카콜라(50억달러)와 제너럴일렉트릭(GE·20억 달러) 등 민간 기업이 부담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의 기간 내내 “우리는 아프리카를 단순히 자원으로 간주하지 않고, 우리의 성장을 위해 땅에서 자원을 캐내는 것만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일자리와 아프리카 전체의 발전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아프리카에 투자하면서 단순히 경제적 이익만을 위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열린 이번 정상회의에선 양대 핵심 의제인 안보·경제 문제와 더불어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관세 혜택 등을 담은 ‘아프리카 성장과 기회법’(AGOA) 확대·연장, 미 국무부 산하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의 역할 확대 방안 등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됐다. 차세대 지도자 육성, 식량, 인권, 성평등, 교육, 보건, 야생동물 불법포획 및 밀매 문제 등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토의됐다.
한편 미셸 오바마 대통령 영부인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인 로라 여사는 이날 각국의 퍼스트레이디 및 비정부기구의 수장 등이 참석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공공-민간 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교육, 건강, 경제 분야의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심포지엄에선 구체적으로 아프리카의 교육, 건강 분야 등에 대한 2억달러(약 2,065억원) 이상의 지원 방안이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