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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갈등은 "사회·경제적인 문제의 한 양상"이라고 진단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해법을 제시하기에 앞서 남유럽과 북유럽의 사례를 들었다. 남유럽은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해 개혁을 머뭇거리다 재정위기까지 몰린 반면 북유럽과 독일은 연금과 노동시장을 개혁하고 교육·훈련 등 청년을 위한 투자를 늘려 취업기회와 높은 복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경제부총리는 '평온한 바다는 유능한 뱃사공을 만들 수 없다'는 서양 속담을 꺼낸 뒤 "현재의 한국은 사회통합과 성장잠재력 확충의 길로 갈 것인지, 갈등과 저성장의 길에 머물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며 "지금껏 파도를 헤쳐온 우리 모두의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모든 세대 어려움 호소"…세대갈등은 빙산의 일각= 최 경제부총리는 "우리나라는 청년은 물론 노인을 포함한 모든 세대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데 특별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반세기 동안 유례없는 경제성장과 성공적인 민주화를 동시에 이뤘지만 변화와 발전속도가 빨라 각 세대의 '특별한' 어려움이 한꺼번에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의 경우 고용률은 42%(7월 기준)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최저 수준인 반면 노인 빈곤율은 49%(2012년 기준)로 OECD 최고 수준이다. 이와 함께 40~50대 장년 세대는 과중한 교육비와 주거비 부담은 물론 조기 퇴직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최 경제부총리는 "이렇다 보니 한쪽은 청년 취업문을 넓혀달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정년연장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뿐만이 아니다. 집값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세대가 있는가 하면 집값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세대도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세대 간 갈등은 훨씬 다층적이고 복잡하다. 최 경제부총리는 "세대 간 갈등은 빙산의 일각이어서 수년간의 구조적 문제를 담은 작은 창에 불과하다"면서 "결국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대갈등 해소 위한 3대 해법은=세대갈등을 풀기 위해 최 경제부총리는 "모든 세대가 힘을 합쳐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키운 파이를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는 게 그가 제시한 해법이었다.
최 경제부총리는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경제활력을 되찾아야 하고 경제구조 개선을 이뤄야 한다"면서 "정부 역시 사회 전반의 일자리를 확대하는 한편 기업소득 확대와 가계소득 확충이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만 키운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세대가 각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만큼 이에 맞춘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먼저 청년을 위해서는 괜찮은 일자리와 혁신적인 창업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이 건강악화와 빈곤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 제도를 강화하고 노인 일자리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30~40대와 50대를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30~40대는 주거비와 사교육비 부담을 완화해 중산층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돕고 50대는 임금체계 개편과 정년연장 등을 통해 직장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둘 계획이다.
생산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복지도 마련한다. 이를 위해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여성 등의 인력활동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 경제부총리는 "여성이 경력단절 없이 경제활동에 종사하도록 질 좋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면서 "여기에서 더 나아가 세대별로 공평하게 부담과 혜택을 나누도록 공적연금을 개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