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가 고래를 먹었다.’
경남의 초소형 저축은행인 밀양저축은행이 정리금융공사가 매각한 7,300억원 규모의 무수익여신(NPL)을 인수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6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정리금융공사가 입찰에 부친 부실채권을 밀양저축은행이 액면가의 1.2%인 90억원을 약간 밑도는 가격에 낙찰을 받았다. 밀양저축은행은 2등 입찰자보다 5%가량 높은 가격을 써내 입찰에 참여한 대형 저축은행 두 곳과 대형 자산관리회사 등 5곳의 경쟁자를 물리쳤다.
이번 물건은 정리금융공사가 관리하던 파산 종금사와 상호신용금고의 잔여 자산이다. 밀양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에도 외환카드가 내놓은 6,150억원의 NPL 중 일부를 인수했다.
업계는 새우가 고래를 먹었다고 평가한다. 밀양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현재 자기자본은 76억원, 총 수신도 210억원에 불과하고 직원 수도 14명인 초소형 규모다.
밀양저축은행이 NPL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관계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스닥 기업인 테크노세미켐이 지난해 8월 49.1%의 지분을 인수해 공동경영 중이고 나우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가 관계사로 편입돼 두 회사가 공동으로 NPL 인수작업에 나설 수 있었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2등과의 격차가 크지 않았던 만큼 비싸게 인수한 것은 아니다”며 “테크노세미켐이 밀양을 인수한 후 관계사인 나우구조조정과의 시너지를 위해 NPL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