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사, 금리사냥 고객에 '속앓이

편법 가입·상품 갈아타기로 신규 고객유치 적고 부담만<br>일부 판매 중단에 출시 꺼려


우대금리를 앞세워 신규 고객을 유치하려던 금융사들이 금리 혜택만을 노리고 통장을 쪼개거나 같은 은행에서 상품만 갈아타는 '똑똑한 고객(?)'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W저축은행은 최근 5명이 공동으로 가입하면 예금과 적금에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던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W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5명이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준다고 하자 예금액을 5개로 쪼개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가입하는 고객들이 많았다"며 "가족들의 명의를 갖고 오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생각보다 (금리) 부담이 많아 판매를 중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특판예금을 판매해오고 있는 시중은행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판으로 들어오는 고객의 대부분이 기존 거래고객이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이 지난해 판매한 특판예금의 고객분포를 분석한 결과 92%가 은행에 예금을 갖고 있던 기존 거래 고객이고 8%만이 신규 고객이었다. 기존 고객들이 상황을 보다가 금리를 보고 상품을 옮겨가는 것이다. 금리사냥에 열중하는 '똑똑한(?)' 고객들 때문에 신규상품 출시도 고민거리다. 현재 국민은행은 패키지 상품 출시를 고민하고 있다.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금리 우대와 각종 혜택을 주면 대부분 기존 고객들이 옮겨오기 때문이다. '패키지 예금'으로 유명한 SC제일은행도 신규 고객 가운데 33% 정도만이 '드림팩 세트'에 가입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새 상품을 내놓으면 기존 고객들이 옮겨 가 주로 혜택을 보고 있다"며 "금융사 입장에서는 금리부담만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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