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인 숭례문이 화재로 전소됐지만 보험을 통한 보상 규모는 1억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밤 화재로 전소된 숭례문은 민영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으며 연간 8만3,120원의 보험료에 한국지방재정공제회의 화재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숭례문은 문화재관리법상 서울시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이번 화재사고에 따른 보상 규모는 9,508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방재정공제회 공제사업팀의 한 관계자는 “숭례문 화재사고는 전소 처리됐기 때문에 보험금을 전액 지급할 예정”이라며 “공제회가 마련한 자체 기준을 적용한 결과 숭례문에 대한 보험금액은 9,500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보상금액이 턱없이 낮은 것은 한국지방재정공제회가 숭례문의 문화재적 가치산출이 어려워 일반 건물과 동일한 보험기준을 적용한데다 서울시가 예산부족을 이유로 민영보험 가입을 꺼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국보 1호인 숭례문에 대해 매월 1만원도 안 되는 낮은 보험료를 지불하고 생색 내기용 보험에 가입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숭례문과는 달리 문화재청에서 관리하는 문화재는 제일화재 등 4개 민영보험사에 가입돼 있다. 문화재청이 가입한 보험대상은 경복궁과 덕수궁ㆍ창덕궁ㆍ창경궁 등 궁궐 및 정릉ㆍ광릉ㆍ홍릉 등 서울과 경기 지역 26개 문화재다.
보험가액은 경복궁이 152억원, 창덕궁 91억원, 덕수궁 69억원, 창경궁 33억원 등이다.
보험가액 전체 금액은 410억원으로 제일화재가 40%, 삼성화재ㆍ동부화재ㆍLIG손보 등이 각각 20%씩 공동으로 인수했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화재 보험에 대한 서울시의 인식이 얼마나 낮은 수준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중요 문화재에 대한 보험체계와 시스템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