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2010 한국건축문화大賞/우수상]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유연한 곡선으로 창작·상상·자유로움 강조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전시동 외벽. 상상과 자유로움을 강조하기 위한 곡선과 각면이 만나는 모서리가 조화를 이루고있다.


부천 상동에 자리잡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부천시가 만화를 통해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건축물이다. 만화도시로 유명한 프랑스의 알굴렘과 같이 부천시를 만화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 만화를 전시하고 만화가들이 입주해 만화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건립한 것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다. 이 건물 앞에 이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건물의 벽면이 직선보다는 곡선으로 처리됐다는 점이다. 특히 전시관은 뾰족한 탑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예리한 각도로 두개의 벽면이 마주친다. 업무공간 역시 곡선으로 치장하고 있다. 심지어 업무동과 전시동을 연결하는 다리도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처리돼 있을 정도다. 창작과 상상, 자유로운 만화의 메카인 만큼 단조로운 직선을 피하는 대신 유연한 곡선을 설계에 반영한 것이다. 전시동과 업무동의 사이에 놓여 있는 넓고 긴 보행 통로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설계의 또 다른 포인트다. 설계자는 만화 전시와 함께 다양한 활동이 펼쳐질 수 있도록 이 공간을 마련했다. 건물과 건물 사이 여백이 또 다른 자유로운 공간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배려된 것이다. 카툰 밸리(Cartoon Valley)라고 명명된 이 공간은 프랑스 알굴렘시의 만화축제를 그대로 옮겨올 경우 새로운 전시공간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다양한 곡선과는 달리 외부 마감재의 색깔은 오히려 차분한 느낌이다. 빨강과 주황ㆍ노랑ㆍ초록색 등 다양한 원색이 건물에 사용됐지만 회색빛의 바탕이 안정된 느낌을 선사한다. 외부 벽면이 곡선으로 처리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색깔마저 화려할 경우 곡선의 느낌이 오히려 줄어들 것을 염려해 차분하게 마감했다는 것이 설계자의 설명이다. 대신 벽면의 돌은 정선 지역에서 나오는 국내산 대리석을 사용해 대리석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업무동의 내부의 공간은 녹색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상상력과 집중도가 높은 작업을 한 창작가들이 녹색 공간을 통해 휴식과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만화영상진흥원이 '만화도시'를 추구하는 부천시의 새로운 상징물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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