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효계 농림부장관/2년연속 대풍 농어촌구조개선 결실

◎수매량 늘리고 시기 앞당겨 산지쌀값 안정/수입 축산물 검역장비·인력 대폭강화 추진이효계 농림부장관은 요즘 무척 지쳐 있다. 취임 후 농사를 독려하기 위해 전국을 순회하는 등 강행군을 해온데다 수입쇠고기의 병원성대장균 O­157 검출사건이 터지고 국정감사까지 겹쳐 숨돌릴 틈 없이 업무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장관의 표정은 그 어느때보다 밝고 의욕에 차 있으며 스스로도 『몸은 피곤하지만 정말 일할 맛을 느낀다』고 말했다.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도 그가 강한 의욕을 느끼는 것은 올 쌀농사가 사상최대의 풍작이었기 때문인 듯싶었다. 이장관은 풍작이야기로 인터뷰의 말문을 열었다. 『2년 연속 대풍은 농어촌구조개선사업의 결실입니다. 앞으로도 농촌투자는 계속돼야 합니다.』 이장관은 『남은 임기 동안 42조원 규모의 농어촌투자에 대한 중간평가와 농축산물 가격안정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최근 발생한 미국산 수입쇠고기의 O­157파동에 대해서 이장관은 『국민들이 안심하고 쇠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현지 검역관을 파견하는 등 검역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농민들 땀의 결실 ­올해 쌀농사는 지난해에 이어 사상최대의 풍작을 거뒀습니다. 2년 연속 대풍을 가져온 주요요인은 무엇입니까. ▲먼저 이 자리를 빌려 풍년농사를 일구기 위해 애쓴 농민들과 농업 관련 기관 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벼재배면적이 지난 5년간 연평균 2만9천㏊씩 감소했으나 올해는 휴경논 생산화, 신규 간척지 벼재배확대 등에 힘입어 10년만에 처음으로 3천㏊가 늘었습니다. 또 다수확품종인 다산·남천벼 등을 확대 보급했으며 벼 포기수 늘려 심기, 적기 병충해방제 등 알뜰영농을 적극 추진했습니다. 여기에 강수량, 온도, 일조량 등 기상여건이 어느때보다 순조로웠고 태풍피해면적도 적었습니다. 9월중에 국부적으로 벼멸구가 발생했으나 병충해 방제 총력체제를 유지해 피해면적을 최소화했습니다. ­농민들은 대풍으로 쌀값이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쌀값동향은 어떻습니까. ▲약정가격을 크게 웃돌던 산지쌀값이 대풍의 영향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지역에 따라서는 수매가 이하인 지역도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산지 미곡종합처리장을 통한 산물벼 수매를 지난해보다 2.5배 늘렸습니다. 또 수매도 당초에는 11월부터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수확이 앞당겨지고 농가의 벼보관에도 어려움이 있어 앞당길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곡종합처리장과 민간 쌀 유통업체들이 농가의 쌀 매입을 점차 늘리고 있기 때문에 산지 쌀값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올해의 쌀 작황이 좋아 내년도에도 쌀 수급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쌀 재고가 1백70만섬으로 크게 낮아져서 어려움을 겪었던 때가 바로 엊그제입니다. 그러나 올해 재고가 4백20만섬으로 올라가고 내년에는 7백만섬을 웃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급률은 1백6.3%까지 높아지고 재고량은 세계식량기구 권고치보다 1백50만섬 가량 웃돌게 됩니다. ○재고량 700만섬 ­취임한 지 두달 가량 지났는데 가장 인상깊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서해안지방에 해일이 일어 방조제가 쓸려나가는 바람에 농사를 망친 현장을 직접 가서 보고 가장 가슴이 아팠습니다. 반면 벼의 등이 터져 알곡이 나올 정도로 풍년을 이룬 들녘을 보면 흐뭇합니다. 또 한냉중부공장, 임업유통센터 등에서 첨단시설을 볼 때 한층 높아진 우리의 농업수준을 느낄 수 있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올해 약정수매가격과 물량은 얼마이며 98년도 수매가격과 물량은 언제 어떻게 결정됩니까. ▲약정수매제도에 따라 올해 수매가격과 물량은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동의를 받아 연초에 이미 예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지난 3∼4월 수매계획량 8백50만섬 전량에 대해 수매희망농가와 약정을 체결하고 선금 6천5백82억원을 이미 지급했습니다. 98년산 추곡의 약정수매가격과 물량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양곡유통위원회의 건의를 토대로 정부안을 마련한 후 국회에 동의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추곡수매 보조금이 매년 7백50억원씩 감축되는 점과 외국산에 비해 4∼5배 높은 가격을 보이는 우리쌀의 국제경쟁력 확보 측면, 쌀 수급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할 것입니다. ○해외시장도 확대 ­수출농업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할 계획입니까. 또 수출이 유망한 우리 농산물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세계최대 농산물 수입국인 일본에 가장 인접해 있는 지리적 이점을 살리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올들어 국내농산물값 상승과 일본 엔화하락 등으로 수출이 일시적으로 주춤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돼지고기·김치 수출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다행입니다. 해외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국제농산물박람회에 적극 참여하고 한국농산물 특별판촉전을 수시로 개최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농수산물 수출종합지원기능을 갖춘 「농수산물 무역진흥센터」를 오는 2000년까지 건립해서 수출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미국산 수입쇠고기에서 병원성 대장균 O­157이 검출돼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축산물에 대한 검역이 강화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부는 축산물 수입개방과 더불어 해외의 악성전염병이나 병원성 미생물 등의 유입을 방지하고자 지난 92년부터 1·2단계로 나눠 검역장비와 인력을 대폭 확충하는 검역기능강화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물검역소가 수입쇠고기에서 O­157균을 검출한 것도 검역능력 향상의 결과입니다. 특히 최근 방한했던 미국측 검역대표들이 당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우리측 주장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검역수준이 높아진 증거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당초 99년부터 시작할 계획이었던 제3단계 검역기능강화대책을 앞당겨 98년부터 시작해서 2001년까지 마무리할 방침입니다. 그동안 대책이 시설·장비 등에 치중해 어느 정도 하드웨어가 구축된 점을 감안, 인력보강·검역제도 선진화·정보수집능력 및 규제동향 대응능력 강화 등 소프트웨어 구축에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O­157검출과 관련, 미국측에 검역조사단은 언제 파견할 계획입니까. ▲이번주 중에 검역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미국현지에 파견해서 문제가 된 도축장과 기관 등을 조사, 방문할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이 직접 가서 보면 근본적인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현지 주재관을 파견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농촌 잘 살아야 ­축산물 가공업무 일원화를 싸고 보건복지부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데 한쪽이 양보하지 않고는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복안은 있는지요. ▲올 2월 행정쇄신위원회에서 축산물가공업무를 농림부로 일원화하기로 이미 결정했습니다. 축산물위생처리법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처간 이견이 노출돼 국민들에게 부처이기주의로 비친 점도 없지 않습니다. 현재 부처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조만간 원만하게 잘 해결될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농촌이 잘 사는 나라가 진짜 선진국이고 좋은 나라입니다.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해주는 나라가 잘 사는 나라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우리 농축산물을 애용해주시고 우리 농업과 농촌이 발전할 수 있도록 깊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조금 실례되는 이야기 같습니다만 장관직에서 물러나면 무엇을 하실 계획입니까.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싶습니다. 내무공무원 시절에는 행정학과 행정법을 많이 공부했습니다. 또 토지공사사장 때는 경영학, 특히 마케팅분야에 관심을 갖고 관련서적을 많이 읽었습니다.<정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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