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무역적자 보름에 27억달러(사설)

무역적자 줄이기 전략이 초장부터 꼬이고 있다.통상산업부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15일동안 무역적자 규모는 27억1천만달러(통관기준)에 이르렀다. 하루에 약 1억6천만달러씩 적자를 낸 것이다. 수출입 패턴이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수출은 보름동안 30억7천만달러로 2.2%가 늘어난 반면 수입은 57억8천만달러로 7%가 폭증했다. 이런 모양으로 게걸음 수출과 토끼 뜀뛰기 수입이 계속될 경우 1월 한달 적자는 39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1월의 적자 21억달러보다 거의 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통산부가 내놓은 무역수지적자 방어선 1백40억달러의 4분의 1을 첫달에 까먹게 되는 셈이어서 정부의 약속은 벌써부터 빗나가고 있다. 올해 최대 과제는 경상수지적자의 개선이다. 정부도 경제운영계획에서 그렇게 다짐했다. 우리 경제 위기의 출발은 수출부진, 수입폭증이다. 수출증대없이 경제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고 성장이나 경상수지 적자 개선도 바랄 수 없다. 그럼에도 무역수지 적자가 연초부터 부풀어 오르고 있어 우리 경제에 심각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통산부는 수출부진의 이유로 반도체가격이 바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노동계 파업의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수출의 대종품인 반도체 국제가격이 바닥권에 있고 또 언제 회복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초부터 불어닥친 파업바람도 저해 요인이다. 노동법 파업이 임금투쟁으로 이어져 어느해보다 심한 노사갈등의 해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미 예상됐던 사태다. 예견됐던 일을 새삼스럽게 수출부진의 이유로 삼아 탓할 것이 못된다. 그같은 악재를 극복하며 수출은 늘리고 수입은 억제할 획기적 전략의 마련없이 환경을 탓하는 것은 책임회피다. 문제는 이같은 의지와 대책이 보이지 않는데 있다. 대책이라는 것이 시대와 환경이 변했음에도 과거에 써먹던 구태뿐이다.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고 기업의욕을 북돋울 분위기 조성이 급하다. 수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대기업들조차 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판국이다. 갈등과 불신이 만연되어 가는데 수출이 될리 없고 수입이 억제될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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