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수가 날 자리가 아니다

제13보(201∼225)



이창호는 이미 승부의 끝을 내다보고 있었다. 강동윤이 흑3으로 팻감을 썼을 때 이것을 외면하고 중앙을 꽉 이어 버렸다. 흑5에는 백6으로 또다시 패를 내고 그 패를 백이 이긴다는 것이 이창호의 시나리오였다. 팻감이 없는 강동윤으로서는 실전보 백8의 팻감에 응수를 할 도리가 없다는 것을 이창호는 진작부터 읽고 있었던 것이다. "백승이 확실합니다."(백홍석) 백10이 놓였을 때 한 말이었다. 비교적 빠른 속도로 끝내기 수순이 이어졌다. 백22가 놓였을 때 백홍석은 참고도1의 흑1 이하 백6을 사이버오로의 생중계 사이트에 올렸다. 반면으로 비슷하다는 설명이었다. 쌍방이 초읽기에 몰린 상태. 강동윤은 자기의 패배를 알고 있었다. 초읽기에 쫓기면서 시간연장책으로 둔 수가 흑25였는데 이 수가 바둑역사에 두고두고 기억될 역전극의 단초가 된다. "수가 날 자리가 아닙니다."(백홍석) 백홍석은 참고도2의 백1로 막으면 아무 수도 안 난다고 장담했다. 흑이 2 이하 6으로 꿈틀거려 보았자 백7에서 11까지로 수상전은 백승이다. "곧 던질 겁니다."(윤현석)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조금 후에 돌을 던진 사람은 강동윤이 아니고 이창호였다. 이창호가 말도 안되는 착각을 범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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