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의 소득 증가율이 11년째 경제 성장률을 크게 밑돌면서 ‘소득 없는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8,372달러를 기록했지만 이는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숫자’에 불과할 뿐 실제 국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06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은 5.0%를 기록했다. 반면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지난해보다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비록 전년도의 GNI 성장률 0.7%보다는 개선됐지만 GDP 성장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지난 96년부터 11년째 GNI 성장률이 GDP 성장률을 밑도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실질 GNI는 물가 등을 감안한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 수치가 GDP 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것은 경제의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국민의 실제 소득 증가가 뒤따르지 못함을 보여준다. 반면 지난해 민간소비가 2년째 증가세를 보인데다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시작된 경기조정 국면이 다소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ㆍ4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9%로 1월 말 제시된 한은 속보치 0.8%보다 다소 높았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 예상치인 0.7%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한은이 지난해 말 예상한 것보다 경기 조정폭이 심각하지 않다는 의미로 경기 연착륙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