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이 계속 늘어나면서 개인들의 부채상환능력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3ㆍ4분기중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개인부문(민간비영리단체 및 소규모개인기업 포함)의 `부채상환능력(금융자산/금융부채)`은 2.067배로 전분기의 2.074배보다 더 떨어져 지난 80년 통계를 작성한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9월말 3.97배)의 절반 수준이며 소비위주의 경제구조인 미국(6월말 3.45배)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것이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자산의 시가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미국ㆍ일본과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도 가계부채가 지나치게 많다”며 “다만 2ㆍ4분기 이후에는 크게 악화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부채상환능력은
▲99년말 2.89배
▲2000년말 2.64배
▲2001년말 2.44배
▲2002년말 2.09배 등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처럼 개인들의 빚갚을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개인부문 부채규모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금융자산의 증가속도는 더디기 때문이다. 9월말 현재 개인부문 부채는 6월말보다 6조9,000억원 증가한 472조6,000억원으로 1.5% 늘어나며 또다시 사상최대치를 경신했지만 금융자산은 965조8,000억원에서 976조9,000억원으로 1.1%(11조1,000억원)늘어나는 데 그쳤다.
또 기업의 부채는 9월말 현재 700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0.4%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정부의 부채는 국채발행이 크게 늘면서 9.1%늘어난 10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3ㆍ4분기 중 개인ㆍ기업ㆍ정부 등 경제주체들의 전체 금융거래규모는 48조4,000억원으로 전분기(44조4,000억원)에 비해 소폭 늘었으나 지난해 분기 평균(110조원)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이는 소비와 투자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부문의 3ㆍ4분기 자금조달은 운영자금조달이 늘면서 전분기(9조2,000억원)보다 확대된 12조8,000억원에 달했으나 올 1ㆍ4분기(34조2,000억원)에 비해서는 3분의 1수준에 그쳤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